16년 조기선발 인문 1반 친구들에게.


어제 '공부 분위기 잡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저번 일로 죄송하다'는 말이 담긴 쪽지를 받았어요. 받긴 했는데 뒷모습만 봐서 누가 줬는지 몰라서 이렇게 편지를 써요.


저는 괜찮아요. 혜선이나 지윤으로부터 제 말 전달이 잘 안 된 것 같은데, 저는 제 이름 들었을 때 애들이 날 어려워하지 않는구나 싶어서 되려 좋아했어요. 작년엔, 제가 정말 지랄같이 조용히 시켜서 '유린이 오빠가 절 싫어하는 것 같아요. 너무 차갑게 대해요.'란 피드백을 선생님을 통해 자주 들었기 때문에 전 정말 기분 좋았어요.


공부 분위기는 말이에요. 제가 아니라 소영이가 만든 거에요. 너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거에요. 난 폭군마냥 억누르는 것뿐이지. 이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거예요. 귀찮아서 안 할 뿐이지. 그리고 우리가 2, 3반과 달리 그나마 조용한(솔직히 내 기준에선 만족 못 해.) 이유는 저와 소영이 유무보다도 애들(여러분)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2, 3반도 공부 분위기 만들려고 노력하는 애들 분명 있어요. 조용히 하라고 외치는 애들도 분명 있을 텐데, 여러분처럼 침묵으로 동조해주기보다 '너나 조용히 해!'라 되받아치며 깔깔 웃는 애들이 더 많아 그런 거에요. 다시 한 번 강조해 말하건대, 다른 건 제가 아니에요. 소영이도 아니야. 너희들이야. 정규반 가서도 이렇게 생각했으면 좋겠어.


끝으로, 지나가다 보면 간혹 우는 친구들이 보이는 데, 울지 마요. 웃어요, 웃어. 이렇게.


1월 3일 2016년

수요일 오전 6시 30분

정치학의 이해를 읽다가,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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