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 5, 야마오카 소하치


제목: 대망 5

작가: 야마오카 소하치

출판사: 동서문화사

초판 1쇄: 1970년 4월 1일

2판 1쇄: 2005년 4월 1일

2판 14쇄: 2012년 3월 1일

독서 기간: 12월 30일 ~ 12월 31일 

추천인: 


소감:

인상 깊은 구절:
제 8장: 사쿠마, 무너지다
1. 시즈가타케의 일곱 자루 창-가토 기요마사, 후쿠시마 마사노리 등 9명(7명이 아니다)

제 9장: 고집의탑
1. "이치를 설복하고 이익을 주어서 움직이는 자는 조금도 무섭지 않다. 그러나 그 어느 쪽도 취하려 하지 않고 고집을 관철하려는 자만큼 성가신 게 또 있을까."

제 31장: 파도치는 성(城)
1. 다시 하나, 둘, 능숙치 못한 솜씨로 쏘더니 이윽고 마지막 화살을 잡았다. 집어들어 활시위에 대자 마음놓인 것은 역시 이것으로 끝난다는 어린애다운 기쁨에서였으리라.
그때였다. 바로 뒤에서 부드럽지만 엄한 목소리로 부른 자가 있었다.
"기다려, 나가마쓰."
이에야스였다.
나가마쓰마루는 당황하여 돌아보고 절했다.
"너는 지금 마지막 화살을 집어들며 무슨 생각을 했느냐? 뭔가 생각한 것이 있을 게다."
이에야스는 엄격한 표정으로 말하고 뒤에 따라와 있는 도리이 마쓰마루를 돌아다보았다.
"마쓰마루, 화살을 20개 더."
"예."
마쓰마루는 놀란 듯 나가마쓰마루와 이에야스를 번갈아보며 시키는 대로 화살을 채웠다.
"나가마쓰."
"예."
"5석, 10석 받는 무사라면 그래도 좋다. 그러나 너는 좀더 쏘아야 해. 계속하여라."
"예."
"마쓰마루, 걸상을 가져와. 나도 여기서 나가마쓰의 솜씨를 보겠다."
나가마쓰마루는 순순히 절하고 다시 서툰 솜씨로 활쏘기를 계속했다. 뒤에 아버지의 시선이 있다……고 생각하니 먼저보다 얼마쯤 긴장되어 감각이 없어진 손 끝으로 화살을 떨어뜨리는 일이 많아졌다.
이에야스는 이즈음 점점 더 뚱뚱해진 몸으로 걸상에 앉아 묵묵히 이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채워놓은 20개의 화살이 마지막 하나 남자 또 말했다.
"20개 더."
"예."
"나가마쓰."
"예."
"졸개대장이라면 그래도 좋다. 그러나 너는 좀더 쏘지 않으면 안돼."
"예."
그러나 이번에는 네 개째부터 과녁에 미치지 못한 화살이 나오기 시작 했다. 그때마다 나가마쓰마루는 뒤쪽에 신경쓰며 동요했다. 꾸중듣지나 않을까 조그만 가슴을 죄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에야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가마쓰마루는 더욱 신중하게 태세를 갖추어 다음 화살은 문제없이 다다르게 했다. 그러나 다음 것은 또 한 칸쯤 앞에서 땅에 꽂혀 그대로 힘없이 오른쪽으로 쓰러졌다. 이제 나가마쓰마루의 힘이 지쳐버린 것을 알 수 있었다. 나가마쓰마루에게 딸린 시종은 이따금 이에야스 쪽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 20개가 끝나자 이에야스는 또 물같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20개 더."
"예."
"5만 석, 10만 석의 무사대장 같으면 그래도 좋다. 그러나 너는 좀더 쏘지 않으면 안돼. 계속하라."
그때 이미 나가마쓰마루의 얼굴을 새빨개져 있었다. 아마 어깨가 부어오륵 있는 지도 모른다. 화살은 거의 모두라 해도 좋을 만큼 도중에 떨어지고 그대신 조그마한 앞머리 언저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솟아났다.
그렇게 그 20개를 끝내자, 이에야스는 비로소 걸상에서 일어나 나직한 소리로 말했다.
"나가마쓰, 대장이란 괴로운 것이지. 어때, 대장이 될 수 있을 것 같으냐? 쏘라고 하면 평생토록이라도 계속 쏘아야 하는 게 대장이다."
그리고는 곧장 그 자리를 떠나가버렸다.

2. "대장이란, 존경받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잘못이 없는지 부하들에게 언제나 탐색당하고 있는 거야. 두려워하는 것 같지만 깔보이고, 친밀한 것 같지만 외면당하고, 좋아하는 것 같지만 미움받고 있는 거지."
나가마쓰마루는 멍한 얼굴이 되었다. 이렇게 되면 벌써 이해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이에야스는 무엇에 쫓기는 듯 말을 계속했다.
"그러므로 부하란 녹으로 붙들어도 눈치를 봐서도 안되고, 멀리 해서도 가까이 해서도 안되며, 화내게 하거나 방심시켜서도 안되는 것이다."
"그럼……어떻게 해야 좋은가요?"
"잘 물었다! 부하란 반하게 하지 않으면 안돼. 다른 말로 심복이라고도 하는데, 심복은 사리를 초월한 데서 생겨나온다. 감탄시키고 감복시켜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게 만들어야 해."
"예."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행동거지가 가신들과 다르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지 못하면 결국 좋은 가신을 히데요시에게 빼앗기게 될 테니까."
들으면서 마쓰마루는 흠칫했다. 이에야스가 신경쓰고 있는 것의 '정체'를 그제야 번쩍 깨달았던 것이다.
'그렇구나, 히데요시에게 구애되고 계시는구나……!'
"가신들이 쌀밥을 먹으면 너는 현미나 보리밥을 먹어라. 부하들이 5시에 일어나면 너는 4시에 일어나라. 이번에 너를 매사냥에 데려가 몇십리나 걷는지 시험해 보겠다. 체력도 가신보다 뛰어나야 한다. 참을성과 아끼는 것도 가신보다 더하고, 생각하는 바도 가신을 넘어서야……가신은 가까스로 너에게 반하고 너를 존경하여 떠나가지 않게 되는 것이다. 알겠나? 그 대장 수업을 엄격하게 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제 33장: 저항
1. 울부짖고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위신도 체면도 모조리 버리고, 그것은 분명 한 마리의 사마귀가 하늘을 도려내려고 광란하고 있는 듯 보였다.

제 34장: 큰 병환
1. "인간의 생애에는 중대한, 중대한 위기가 세 번은 있지."
"세 번……입니까?"
"그래. 아이에서 어른이 될 무렵의 무분별한 색정……. 그리고 장년기의 혈기만 믿는 투쟁심. 그것으로 끝나는가 여겼더니 또 하나 있었어. 불혹을 넘어서 나는 이제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는 자만심……."

2. 생명이 지닌 덧없음과 신비스러움이 새삼스럽게 모두들의 가슴을 죄어댔다. 건강할 때는 거의 있는 줄 몰랐던 생명이, 꺼져가려 하고 보니 무한한 힘으로 저마다의 마음을 내리 압박한다. 싸움터에서 생각하는 '생명'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싸움터에서는 칼날을 쳐들고 나서는 순간 삶도 죽음도 가벼워지고 있는 것이란 오로지 격렬한 투쟁심뿐이지만, 병상에서 보는 그것은 땅거죽에 눌어붙어 벗겨낼 수 없는 큰 바위나 나무 같았다. 아니, 어쩌면 대지 깊숙이 뿌리내려진 불가사의한 덩어리로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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