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창제


창제야 춥다. 서울 여행은 잘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저 후디와 보조 배터리만 보내기엔 아쉬워 편지 몇 장도 살짝 얹어 보낸다.


우리가 지난 2월에 만났으니 이제 꼭 1년이 다 되어가는구나. 그토록 간절히 부르짖었던 대학에 너는 가고 영제도 중화도 다 가는데 늦깎이인 나 홀로 남아 이렇게 삼수를 준비한다. 올 한 해 내내 드나들지 모를 이 도서관에 자리 잡고 편지를 쓰는데 기분이 나쁘지 않고 되려 가슴이 두근거린다. 새로 생긴 목표 때문이리라. 이래서 사람은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살아야 행복한가 보다. 내가 바라보는 이 방향이 맞길 기도하며 늦은 걸음, 이왕이면 더 늦게 가보자며 큰소리치고 길에 오를 뿐이다.


창제야, 나는 그렇다. 너는 어떨까. 역시 일단 좀 다녀봐야 알겠지? 넌 안 봐도 잘하겠지. 엄격한 수험생활이 끝난 뒤에도 매 하루를 착실히 꾸려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눈을 돌려 동생도 더더욱 챙길 수 있었겠지. 누가 널 걱정하랴. 하하. 내 말이 부담이 아닌 격려가 되길 바란다.


아 그리고 이전에 말했던 책도 같이 보낸다.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경제학 입문서인데 좋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탓에 구하기가 쉽지 않아 중고로 구해 같이 보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 하나가 빠지면 섭하지!


먼 훗날, 바쁘디바쁜 일상으로부터

오늘을 들춰보는 너에게

까닭 모를 웃음과 돌아보고픈 추억을

내 이름 석 자에 담아 보낸다.

창제야, 너는 내가 찾은 하나의 별이다.

언제 어디서나 네가 빛바래지 않도록,

백창제 너를 위하여, 손유린



1월 31일 2017년

화요일 오후 7시.

너의 친구,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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