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현답(愚問賢答)


나는 자주 엉뚱한 질문을 던진다. 

아마도 철학을 전공하신 아버지 영향이 무척 컸으리라.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보지 않고 그 이면의 무언가를 더 깊이 살펴보는 것. 

내가 아버지에게 배운 것 중 하나다.


사람들은 그런 나를 두고 맹하다고 한다. 

개의치 않는다. 우문을 해야 현자를 만날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현문을 하고 현답을 들으면 좋겠지만, 나는 멍청해서 그럴 수 없다.


나는 그렇게 내 길을 간다.

나는 어제보다 오늘 하루 더 멍청해지고 멍청해져서 현자를 만나고

그렇게 우주 끝까지 계속 멍청해져서 

이 세상 모든 현자들의 손을 잡고 인민에게 내려와


모든 별들의 어둠으로서

모든 풀꽃의 거름으로서

만인의 달빛과 함께하리라.[각주:1]


12월 21일 2015년

월요일 오후 8시

할머니께서 주신 귤을 까먹으며, 손유린.

  1. 추월지기 http://july12.net/6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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