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일 2016년
슬프다. 첫 마디부터 슬프다. 전혀 기쁘지 않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지금 하는 일에 확신이 들지 않는다. 나는 지금 이 일을 왜 하는 걸까. 어떤 바람이 들어 하는 걸까. 무얼 바라는 걸까. 어떻게 살고 싶은가. 뭐가 되고 싶은가. 나는 누구인가. 어떤 누가 될 것인가.
이런 영혼 없는 한탄에 젖어 나는 내 할 일을 져버리고 이렇게 헛소리만 지껄이는구나. 슬프다. 슬퍼. 미련한 나 자신을 보고 한하노라. 줏대 없고 미련한 자식. 이런 자아비판으로 조금의 위안을 얻을 수 있을까 싶어 일기를 쓰는 것인가. 아니다. 이것은 일기가 아니다. 일기가 아니다. 일기가 아니다. 아무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헛소리일 뿐이며, 헛된 장난이고 잉크 낭비일 뿐.
4월 6일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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