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국장 인사말

http://july12.net/284

안녕하십니까. 서울시립대학교 제54대 총학생회 교육국장 손유린입니다.


지난 3월에 써 올렸던 ‘여자 화장실 못 구멍 메우기’의 글쓴이입니다. 그동안 언론사를 비롯한 우리 학교 커뮤니티에서 캠페인을 통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뜻대로 잘 안 됐습니다. 그러다 새로 선출된 총학생회로부터 교육국장 제안이 와,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 자리를 맡았습니다.


선본에도 참여 않고 학생자치 경험도 전혀 없던 제가 국장으로 전격 발탁된 이유를 제 나름대로 생각해보면, 남자로서 알기 쉽잖은 여성 문제들을 귀담아들어 해결 방안까지 도출했던 소통력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총학생회 아홉 국장 중 마지막에 발탁됐지만, 중요도로 따지면 교육국이 단연 첫째라고 생각합니다. 교육국이 우리 학우분들의 교육권을 지키는 막중한 자리인 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감으로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 지금까지 여러 차례 제기되었지만 방치된 민원 상당수가 설문 표본이 적다는 이유로 반려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여러분의 관심을 끌려 이 글을 쓴 까닭이기도 합니다. 설문 참여율이 저조한 까닭을 학우분들 탓으로 돌릴 수 없습니다. 학생자치 참여 독려도 총학생회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교육국장으로서 새로운 일을 진행할 때마다 학우분들에게 충분한 이해와 공감을 구하겠습니다. 문제와 그 원인을 어떻게 인식해 해결방안을 도출했는지, 그 과정과 결과를 여러분께 빠짐없이 보고하겠습니다. 아울러, 제 글에 달리는 모든 댓글에 빠짐없이 답변드릴 것을 모든 학우분께 약속드립니다. 여러분의 정당한 교육권을 위해 교육국이 함께하겠습니다.


*총학생회 집행부 면접 중, 공약집에서 인상적인 공약 하나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많은 면접자가 <여자 화장실 못 구멍 메우기>를 꼽았다고 합니다. 화장실 스티커 캠페인 제안서를 작성하다 소중한 얘기를 나눠준 분들에게 바나나 우유 기프티콘을 전달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그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4월 11일 2018년

수요일 오후 4시 30분

서울시립대학교 제54대 총학생회 교육국장,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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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단 여러분에게


자원봉사단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번 축제 때 헌드랜드 담당자였던 손유린입니다. 축제가 끝난 뒤 열흘 넘게 지난 뒤 인제야 인사드려요.


축제 나흘 동안, 폭우도 쏟아지고 예상 못 한 일들이 잇따라 일하기 힘드셨을 테죠. 더러는 축제가 맘대로 진행되지 않아 실망하셨을 테고, 또 더러는 비 맞으며 일하시다 몸도 상하셨을 테죠. 그래서 더더욱, 여러분이 들인 기대와 노력에 걸맞은 경험을 하시고 인연을 만나셨으면 좋겠어요.


축제 마지막 날 피자 먹을 때 말씀드렸지만, 그 자리에 안 계셨던 분들도 계실 테니 다시 한번 죄송함을 말하고 싶어요. 우리 다 같은 학부생인데 처음 만나 인사 나누기도 전에 다짜고짜 여러분께 일부터 시킨 점, 그리고 세상 근심 혼자 다 진 것처럼 목소리 높였던 점 정말 죄송해요.


그 죄송함을 어느 정도 갚고자, 어느 분들껜 보쌈 한 젓가락과 음료 한 캔씩 드렸었는데 다른 분들껜 그럴 시간과 여력이 없어 못 드렸네요. 돌아보니 이 점도 참 아쉬우며 죄송합니다.


또, 동시에 정말 고맙습니다. 축제 동안 여러분과 함께 일한 것은 제게 큰 영광이자 즐거움이었어요. 학생자치 일이 처음이고 사람 부리는 일도 역시 처음이라 서툴기도 참 서툴렀는데, 비가 그렇게 많이 와서 안전 문제로 걱정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여러분 모두 제 말씀에 잘 따라 주시고, 때론 제게 이것저것 충고해주신 점도 정말 고마웠습니다.


함께했던 시간이 짧아서일까요. 일하면서 여러분 중 친해진 사람이 없어서 아쉬워요. 역시 제 부족한 인덕 때문이고 욕심이겠죠. 다음에 또 다른 일에서 새로운 인연으로 다시 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모든 자원봉사단 여러분께 다시 한번 고마움을 말하고 싶어요. 마지막 날, 저와 같이 고생했던 3, 6, 9팀과 궂은 요청 마다 않고 다 들어주신 단장단엔 한 번 더 고마움을 전하며 글을 줄입니다.



5월 26일 2018년

토요일 오전 10시,

덜컹이는 열차 속 광주 가는 길,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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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제 3

 

안녕, 영제야. 오랜만에 네 목소리가 참 반가웠다. 핸드폰 너머에서 들리는 네 목소리에 생기가 가득해 혹시라도 거기 사는 게 수월찮진 않을까 했던 걱정을 고이 접었다. 다행이다.

 

네가 고른 세 권 가운데,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지금 막 다 읽었다. 쉽게 술술 읽힐 책을 골랐는데 역시 예상대로 평이했다. 작가는 삶의 다른 말은 곧 죽음이라며,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죽음에 대해 줄곧 해왔던 내 생각과 비슷해 반가웠다.

 

작가는 언젠가 반드시 맞이할 죽음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도 그렇다. 지난 생일에 난 유서를 썼다. 죽으려 쓴 게 아니다. 나 몰래 소리 없이 올지 모를 죽음을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지난 내 삶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추억하기 위함이었다. 유서 첫 문장을 쓸 땐 참 비장했는데, 마지막 서명을 할 땐 마음이 가벼웠다. 값진 경험이었다. 앞으로 매년 의례 할 것 같다.

 

앞으로 보낼 책들엔 모르는 어휘가 나오면 옆에 뜻을 따로 적고, 맘에 드는 문장엔 밑줄을 그어 내 생각을 적어 보낸다. 그래서 네게 보내는 책들 모두, 내가 적어도 한 번은 꼭 읽은 것들이리라. 다음에 만날 땐, 그동안 읽은 책들 얘길 하면 좋겠다.

 

내가 쓴 수필 세 편을 같이 보낸다. 내가 깨달은 것들에 대한 소회이다. 너와 더불어 살 날을 그린다. 함께하자, 영제야.

 

 

412018

일요일 오후 11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고,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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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제 2

 

편지가 왔다. 영제가 왔다. 반갑다, 영제야. 그 힘든 곳에서도 잘 지낸다지. 껌과 레모나를 보낼 때도 걱정 좀 했는데 잘 받았다니 여간 다행이 아니다. 사실, 편지 하나 딸랑 보내 놓고 늦는 답장에 심술 나던 찰나, 네 편지를 받아 부끄러움이 한가득이다. 그래서 이번 편지엔 고마움 위에 미안함도 조금 더 담아 보낸다.

 

영제야, 사랑받고 싶은 사람이 먼저 사랑을 한다지. 나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가 말하는아름다운 사람은 조건 없이 나누는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 내 눈엔 그런 사람이 보이질 않으니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한다. 오랜 생각은 아니다. 기껏해야 이번 겨우내 찬찬히 한 것뿐이다.

 

한참이나 부족한 내 탓이겠지만, 이전에도 내 주변엔 그런 사람이 드물었거나 아예 없었던 것 같다. 그런 그릇이 될 만한 젊은 친구들도 얼마 못 본 것 같다. 하지만 영제야, 나는 그런 사람을 정말 만나고 싶다. 한두 명이 아니라 두 손, 두 발 전부로도 다 못 셀 만큼 많이 만나고 싶다. 또 나는, 그 많은 사람에게 내줄 만큼 널찍한 품도 갖고 싶다. 영제 너도 그런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젠 일상 얘기다. 면접까지 봤는데멋쟁이 사자처럼에 떨어졌다. 경쟁이 치열했나 보다. 그런데 문득 면접 때 날 당혹게 한 질문 하나가 떠오른다. 그 질문에 답할 때너무 내 신념을 고집한 건 아닌가란 생각도 잠깐 든다. 하지만, 그런 자리에서 거짓을 말할 순 없다. 언제나 진심만을 말하려 노력할 뿐이다.

 

요새, 부당한 대우를 받은 이들의 고백이 잇따르고 있어 그분들을 위한 칼럼 하나를 쓰고 있다. 어디서 다른 누구와 하는 건 아니고 나 혼자 하고 있다. 어려운 주제라 꽤 골치 아프지만, 내 글이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희망이 돼주었으면 좋겠단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다. 내 소소한 바람이다.

 

‘LG 글로벌 챌린저란 팀 단위 공모전도 준비 중인데, 그동안 갈아엎은 주제만 오늘로 벌써 두 개째이다. 뭐 좀 하려고 하면 누가 이미 하고 있어서 막다른 길의 연속이라 영 시원찮다. 그래도 끝까지 해보련다.

 

봉사도 하고 있다. ‘동행이라고 한번 들어봤을는지 모르겠다. 내가 하는 일은 방과 후 초등학교 1~3학년 애들을 돌보는 일이다. 목요일마다 지금까지 두 번 했는데, 첫날은 힘들었던 기억뿐이다. 내 상상 속 순수하고 착한 아이들은 온데간데없이, 오로지 기운 뿜뿜 활기찬 애들뿐이었다.

 

그래도 참 다행인 게, 나랑 같이 봉사하는 친구도 나도, 첫날엔 어지간히 고생했지만, 신기하게도 둘째 날엔 그렇지 않았다. 첫날에 그렇게 날 괴롭히던 아이 두 명이 글쎄 내 그림을 그렸지 뭐냐. 자기와 친구 얼굴을 그리는 미술 시간에, 그리라는 친구 얼굴은 안 그리고 내 얼굴을 그렸다. 지금 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바로 그 그림이다. 일주일을 꼭 건너 날 위해 그린, 오래 간직할 그림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바쁘고 어려운 일들뿐이다. 하지만, 먼 곳에서 땀 흘리며 고생하는 네 것만 할까. 다시 한번, 부끄럽고 고마운 맘이다. 보고 싶다 영제야. 사랑한다 영제야.

 

 

3 17 2018

토요일 오후 11

너의 친구,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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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C에게.


입학을 바로 앞둔 어느 날이었어요. 학교생활에 대해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이 많아 <A 학점 세미나>를 찾아갔었죠. 뒷자리에 앉으려다 친절히 제지당해 앞자리로 안내 당했어요. 그리고 간식거리를 받았죠. 맛있었어요. 세미나 끝나고 몇 개 주섬주섬 챙겨갔죠.


여러 깨알 같은 팁들을 듣느라 정신없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이 세미나가 단촐한 연례행사 같더라고요. 저는 CCC가 그저 학교 관계자이고, 무대 위에 선 연사들은 봉사활동으로 나온 기수 높은 선배들인 줄로만 알았어요. 세미나 내내 CCC에 대한 홍보는 단 한마디도 없었거든요. 근데 끝나고 나서 들어보니 기독교 동아리라더라고요. ‘이 사람들은 뭐 하는 사람들이지.’라고 처음 생각했어요.


그리고 여러 갈래로 나뉘어 얘기하고 있는데 뒤에서 어떤 아지매가, 직접 키운 딸기라며 한번 먹어보라는 거예요. 그런데 아무 의심 없이 선뜻 하나둘 집어 드시는 걸 보고. ‘아 이 사람들은 참 순수한 사람들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이제 보니 아지매는 아니었네요. 어쨌든 그때부터였어요. CCC를 염두에 둔 게.


<A 학점 세미나> 이후, 목요일 채플도 두 번 가놓고 서너 번씩이나 가입 권유를 만류했어요. ‘저는 신앙이 없으며, 앞으로 신앙을 가질지도 의문’이 그 이유였죠. 지금 이 얘기를 옆에 있는 친구에게 했더니, 만류를 제가 아니라 CCC에서 한 게 아니냐고 묻네요. CCC에서 저에게 “제발 들어오지 말아달라”며 네 번씩이나 울고불고 사정한 게 분명하다고요. 아무튼, 여러 차례의 장고 끝에 상민 순장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CCC에 들어왔죠. 들어오기 전엔 자기가 인생 선배라며 앞으로 맛있는 것들을 엄청 많이 또 자주 사주겠다고 했는데, 그날이 끝이었어요. 더는 없었어요. 정말로요. 


그렇게 시작된 CCC 생활에서 참 인상 깊었던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에 셋만 말해보자면, 하나는 씨룸이고 또 하나는 찬송,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기도에요. 여기에 다 적으면 너무 기니까 기도에 관한 일화 몇 가지만 적어볼게요.


DT 때였어요. 채플 말고 처음으로 참여한 CCC 행사였었죠. 저녁 식사 전에, 모두가 자연스레 다 하는 식전기도를 보며 마치 제가 딴 나라의 이방인이 된 것만 같아 낯설고 무서웠어요. 그리고 식전기도에 조금 익숙해진 뒤 어느 날, 제가 제일 먼저 식전기도를 준비했었는데, 그런 제 모습을 보고 순장님들이 무척 기뻐하셨어요. 저도 그때 참 뿌듯하면서 동시에 조금 두려웠어요. ‘순장님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어쩌지’란 걱정을 했죠. 그리고 몇몇 순장님들에게 이런 고민이 있다며 털어놓았어요. 당연하지만 괜한 고민이라고, 영접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 괜한 부담 갖지 말라며 다독여주셨었죠. 


또 이런 일도 있었어요. 기도가 어떤 거고 어떻게 하는 건지 한창 궁금할 무렵에 순장님들은 어떻게 하는지 슬쩍 들어봤어요. 그런데 기도 중에 가장 자주 들리던 말이 “감사합니다”더라고요. 순장님들께 일 백만 번 죄송하지만, 솔직히 저에겐 그 말이 너무 상투적이라 공허하게 들리던 적이 잦았어요. 하지만, “죄송합니다”로 끝나는 반성 기도는 그 빈도에 감히 견줄 순 없지만, 참 특별했어요. 내가 오늘 하루 무슨 일을 했고, 어떤 말을 했는지 돌아보며, 그중 반성할 거리를 고르고 골라 입 밖으로 내보이는 것. 결코 쉽잖은 일이잖아요. ‘내가 CCC에서 크게 하나 배울 게 있다면, 바로 이것!’이라고 굳게 다짐했었어요.


이제 새 대표단의 임기가 시작된다면서요. 저는 아직 영접을 못 했어요. ‘아직’이란 말조차 어색할 정도로, 앞으로 신앙을 가질지도 의문이에요. 하지만, CCC에서 쓸모없고 불편한 존재로 남는 것은 싫어요. 신입생 사역으로 들어온 순원으로서, 하나의 표본으로서, 새 대표단에 뭐라도 도움 되고자 적어봤어요. 또, 연락하신다면서 잘 안 하시는 간사님, 그리고 <A 학점 세미나>를 기획하고 저를 이곳으로 이끌어준 전임 대표단들을 위해서도 적어봤어요.


올해 제 기억에 남는 것들을 중요도와 순서에 상관없이 셋 꼽아보자면, 하나는 아기자기한 캠퍼스, 또 하나는 손정훈 교수님의 원론,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여러분을 만난 CCC예요. 앞으로, 몇 가지 다른 무엇이 더해지면 더해졌지 CCC가 사라질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여러분! 고마워요 고마워!



9월 3일 2017년

금요일 오후 9

경영신문을 준비하며,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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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대하여 3


안녕하십니까. 올해 경영학원론 S1을 청강하고 있는 경영학부 17학번 손유린입니다어제(8강의 쉬는 시간손정훈 교수님께 4 산업혁명에 관한 추천 도서를 여쭈었다가 KBS 명견만리를 꾸준히 보라 말씀을 들었습니다그리고 강의가 끝난  집에 돌아와 2015 3 12일에 방송된 1화를 보았습니다.


KBS 명견만리 <차이나 3.0 1-두려운 미래중국 주링허우 세대>

http://www.kbs.co.kr/1tv/sisa/goodinsight/vod/view.html?cid=PS-2014263194-01-000#


1화의 제목은 <차이나 3.0 1-두려운 미래중국 주링허우 세대>였는데 ‘그냥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단 얘기겠구나.' 하고 가벼이 보았습니다처음 15분간은 ’생각보다 빠른데그래도 인구수대로 내수가 좋으니까 당연한 거지예상대로네.’ 싶었다가 20 30초에 김난도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 ‘이런!’ 하고 제목을 다시 보았습니다.


<차이나 3.0 1-두려운 미래중국 주링허우 세대>

<두려운 미래중국 주링허우 세대>

<주링허우 세대>


그렇습니다중국을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는 주링허우(90년대생세대의 꿈에 대한 문화와 가치관 있었습니다그리고 그때부터 남은 시간 동안 정신없이 그들을 보았습니다아래는 제가 가장 감명 깊게 시청한 구간이며 지금 제가  글을 쓰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36:20 ~ 41:30

(김난도 교수님의 말씀입니다)

 친구들하고 얘기할  제일 많이 나온 단어가 바로 입니다 열악한 환경 속이라도 이라는 단어가 입에서 나올   친구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면 제가 정말 전율하지 않을  없었어요 그렇게 창업하다가 망하면 불안할 텐데 대기업이나 공무원 되는   안정적이지 않겠느냐?” 라고 질문했더니 친구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아무리  회사라도 남한테 월급 받는   불안한  아닌가요?” '내 인생은, 내 미래는 힘으로 만들어 간다.’ 라는  의지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언론 같은 곳에서 샌드위치론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위로는 일본이 있고 아래로는 중국이 추격하고 있어서 한국이   있는 자리가 별로 없다고그런데 제가 이번에 중국을 다녀오면서요, ‘ 공허한 이론이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뭐냐면 여러분중국 젊은이들이 꿈을 얘기하는데 어느  친구도 “한국을 따라잡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친구들이  명도 없었어요이들은 이미 한국은 안중에도 없고 “미국의 페북을 잡겠습니다 게이츠를 제가 따라잡을 겁니다또는 아마존이  거예요." 우리 삼성이나 엘지 얘기한 친구 제가   명도 만나질 못했어요샌드위치 이론은 우리만의 오만이자 아까 얘기한 편견이 아니었던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김난도 교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어제 손정훈 교수님께서도 ‘1학년 때에 생각 없이 놀지 말고 /비전 세워야 한다 말씀하셨습니다 말씀을 들었을 저는  생각에 가슴이 북받치고 눈물이 났습니다그리고  친구들이 생각났습니다.


초등학교  하늘을 나는 새를 보고, '나도 새처럼 하늘을 날고 싶다!' 생각을  친구가 있습니다그래서 중고등학교 내내 꿈이 전투기 조종사였고(전투기가 멋있으니까공군사관학교 진학을 목표로 했습니다하지만 현역 떨어졌습니다그리고 재수 때는 시력 미달로 지원조차 하지 못했습니다설상가상으로 수능도 망해항공대도   없었습니다그러나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University of North Dakota ‘항공 뭐시기’ 학과에 진학해 민항기 조종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위해  해야 하는지 알며 

그대로 실천해 꿈을 다른 사람에게 당당히 내보일  있는 사람


저는 이런 친구들이 스물세  정도 있습니다그리고 오늘(9저녁에  친구들을 위한 파티를 엽니다우리는 밤새 서로가 서로에 대한 꿈을 노래할 것입니다.


교수님께서는 ‘결국 꿈을 이루거나아니면 죽거나.’ 결과는   하나밖에 없다고 하셨는데아닙니다하나  있습니다죽어서도 이룰 꿈이 있습니다그래서 저는 고민합니다.

 하며 죽을 것인가죽어선   것인가.


 꿈은 세계정복입니다.

여러분들의 꿈은 무엇입니까

함께합시다.


5월 9일 2017년

화요일 오전 3시 30분,

함께합시다. 진심입니다, 손유린.



<참고 자료 및 볼만한 글>

KBS 명견만리 <차이나 3.0 1-두려운 미래중국 주링허우 세대>,

http://www.kbs.co.kr/1tv/sisa/goodinsight/vod/view.html?cid=PS-2014263194-01-000#

손유린 블로그 <출사표>, http://july12.net/37

손유린 블로그 <꿈에 대하여>, http://july12.net/27

손유린 블로그 <꿈에 대하여 2>, http://july12.net/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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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강


처음 카톡으로 나눴던 대화를 본다. 써야 해서 쓰는 편지라서, 글감이 부족해서, 억지로 짜낸 추억팔이 때문은 결코 아니다. 단지 우리가 서로 알게 된 시간이 워낙 짧아서 무리 없이 그 전부를 돌아볼 수 있는 까닭에 재미 삼아 볼 뿐이다. 얼마 없을 거로 생각하고 다시 보니 얼마 있다. 꽤 된다. 손가락으로 열댓 번 스크롤 해 올려 보니, 나 참 말 많다. 네게 듣고 싶었던 말들이 그만큼 많았던 바람의 흔적이 아닐까.


말 그대로 네게 얼마간 기대했다. 사람 잘 보는 내 안목을 자신했고, 학원 복도를 지나며 간간히 보아온 인상도 한몫했다. 결과는 역시나, 기대가 아깝지 않았다. 너는 생각보다 똑똑했고 재밌었다. 일도 어찌나 잘하던지, 더더욱 부려먹을 심산이었는데 파티에 못 온다 하길래 관둬버렸다.


이 편지를 건네는 오늘은 2월 2일이지만 너는 이 자리에 없다. 어째서일까. 이 파티를 기획하는 데에, 네 생각이 닿지 않았던 곳이 얼마 없을 텐데. 안타까운 일이다. 너는 아쉽지 않을까. 괜스레 그랬으면 좋겠단 심술도 든다.


파티 스텝을 매개로 만났으니 이 일을 끝으로 헤어지는 것이 낯선 그림은 아니다. 이 파티의 성격부터가 뒤풀이이니 더 이상의 '뒤풀이'는 없다. 그러니 이제 꼭 다시 볼 일은 없다. 영화 Oceans 13의 마지막 장면에서의 명대사, "See you when I see you."가 제격인 날이다.



2월 2일 2017년

파티 속에서,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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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원론 1()반 팀원 구함

 

반갑습니다. 경영학부 17학번 손유린 입니다. 이번 학기에 경영학원론을 수강하시는 여러분들 중 상당수는 저번 오리엔테이션을 들으시고 이 수업에 대해 크게 우려하셨을 것이라고 감히 짐작합니다. ‘서울시립대 경영학원론 커뮤니티에 게시된 강의 계획서에 따르면 이번 경영학원론의 성적 평가는 크게 아래와 같이 구성됩니다.

 

1.    발표 55%

A.       In-Class 발표

B.       팀 프로젝트 (PBL)

                                 i.            주제 발표

                                ii.            최종 발표

2.    에세이 35%

A.       개인 에세이

B.       팀 에세이

3.    출석 및 참여점수 10%

 

한눈에 봐도 팀 전체 역량에 좌지우지되는 조별과제 부문이 절반 이상입니다. 그리고 얼핏 보기에 순전히 개인 과제처럼 보이는 개인 에세이부문 또한 ‘Special Thanks 제도를 감안한다면, 개인 역량만으로 평가되는 부문은 오로지 출석 및 참여점수하나뿐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경영학원론 수업은 팀원들 간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됩니다.

 

아마도 당장 오늘부터 반별로 팀이 짜일 텐데, 그 전에 먼저 이렇게 팀원 구해봅니다.

 

경영학원론 1()반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성실히 함께하실 분 구합니다. 저는 파워포인트/발표 가능하고 어떤 일이든 열심히 그리고 잘할 자신 있습니다. 저와 함께하실 분 중에 강의계획서 읽어 보시고 파워포인트/발표 가능하신 분들만 연락 주세요. 그리고 연락 주신 분들은 오늘 수업(오후 3) 30분 전에 미리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이라도 먼저 얘기 나누며 서로 얼굴/이름 익히면 좋을 것이란 까닭입니다. 정확한 모임 장소는 오늘 오전 10시 전까지 공지하겠습니다.

 

또한, 저는 1()반이지만 2()반 팀들과의 협력도 서로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희 팀과의 협력을 바라시는 2()반 팀장분들은 팀원들과 이견을 조율하신 뒤 저에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는 경칩(驚蟄)을 지나 춘분(春分)을 앞두고 있습니다. 춘분은 경칩과 더불어 24절기 중 하나로,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때를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겨울이 다 가고 봄이 온 것입니다. 그토록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수험생활을 마치고 희망찬 대학생활을 맞이한 지 얼마 안 된 이때, 조별과제 때문에 동기들끼리 얼굴 붉히는 일 없도록,

우리, 함께합시다!

 

 

3 132017

월요일 오전 12 30

경영학원론을 앞두고,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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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인문 P2반 2


종종 학원에서 만난 인연이 얼마나 가겠냐는 소리를 들어. 

인연은 그런 게 아냐. 

사회에 나가서 언제 어떻게 다시 만날지 모른다는 유치한 말을 하려는 것도 아냐. 

다시 못 봐도 괜찮아. 

서로가 서로의 기억 속에서 우린 이미 만나고 있어.


이미 지나 버린 과거라도

적어도 매일 밤 난 너흴 만나고

추억이라는 미명 아래

영원히 너흴 만날 수 있다는 기쁨으로

울고 웃는다.


인연은 이래서 소중해.

만나고 싶어도 싶지 않아도

우연으로 만나 인연이 되고

헤어지고 돌아보니 추억이 된다.



12월 2015년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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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인문 P2반 1


내 1년은 오늘까지야.

고마워. 덕분에 넉넉히 웃었어.


화재 대피 훈련할 때 내가 '대충 흉내만 내지 말고 제대로 하자'고 선생님께 말씀드렸었지. 혹시 있을지 모를 절체절명의 순간이 왔을 때 난 너희를 잃고 싶지 않았고 날 믿어주길 바랐어. '손유린, 저 사람, 좀 답답하긴 해도 믿을만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해주길 바랐어.


'학교도 아니고 학원일 뿐인데 뭐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만나고 헤어지는 하나의 인생사일 뿐인데.'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2015년 인문 P2, 잊고 싶지 않아. 나 우리 반 많이 좋아했어. 정말 많이 좋아했지. 주제넘은 말이긴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담임 선생님들보다도 더 너희를 좋아했다고 생각해.


나중에 지나간 기억 속에서 이 편지를 더듬으며 조금이라도 나를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좀 더 바라는 게 있다면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고파. 만날 때의 앞모습은 어찌하지 못해. 아무리 먼저 다가서고 밝게 인사해도 비루한 몸뚱어리는 변하지 않거든. 하지만 헤어질 때의 뒷모습은 달라. 그동안 내가 해왔던 것들의 표상인 뒷모습대로 나는 영원히 기억될 거야.


우리 이제 헤어져서 다시 얼굴 볼 일이 드물겠지만 괜찮아. 이제는 추억이 되어 버린 서로의 기억 속에서 다시 만날 거야.


12월 2015년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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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기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인문 2반 손유린이에요. 이런 편지는 수능이 다 끝난 뒤에 편한 마음으로 쓰려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쓰게 됐네요. 전에 말씀드리려던 것에 이어 적을게요. 저는 사실 문학에 뜻을 두고 있지 않아요. 제 꿈은 캐나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사업가였고 앞으로도 변함없을 거예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학에 관심이 없는 건 결코 아니에요. 되려, 제 꿈을 이루는 데에 있어서 꼭 필요한 수단으로써 문학을 첫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어요. 


이 세상 사람들 전부를 제 가슴에 담고 싶어요. 저는, 1억 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아이폰X'라는 단일 기종을, '늘어선 1억 명의 사람들의 심장을 꿰뚫는 단 하나의 화살'로 받아들여요. 이 세상 사람들 전부를 이해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최대한 많은 사람을 이해하고자, 현실적 대안으로 인류 보편적인 공감대인 자연과 아기를 찾았고, 그 접근 수단(?) 중 하나로 문학을 선택했어요. 저는 박경리의 『토지』도 좋아하지만,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도 정말 좋아해요. '전염병 창궐'이라는 하나의 문제 앞에서 수많은 사람의 다양한 문제 해결 방식을 관찰할 수 있고, 잠시나마 제가 그중 하나가 되어 간접 체험까지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저는, 간접 경험으로써 문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배우고 이해하고 싶은 거예요.


수능 끝나고, 공부 때문에 올해 봄에 읽다 그만둔 야마오카 소하치의 『대망』을 다시 읽기 시작해, 국내외 고전 문학들도 섭렵해 보고 싶어요. 그리고 그때 선생님의 조언을 받고 싶어요. 선생님,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생각을 정리해서 종이 위에 옮기기엔 시간이 넉넉하지 않네요. 수능 끝난 뒤에 뵐게요. 안녕히 계세요. 



10월 2016년

또 하나의 제자,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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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으로 말해요.


선생님들께서 그렇게 자주 역설하셨던 4말 5초가 지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무사히 잘 보내셨나요. 저는 요새, 부쩍 절박해진 마음으로 분골쇄신하고 있습니다. 가끔 스스로 울컥해, 까닭 모를 눈물도 남몰래 훔치곤 합니다. 그리고 공부하다 가끔 주위를 둘러보면, 이 마음이 비단 저뿐만이 아닌 모두의 마음인 것 같아 잠시 또 남몰래 웃음 짓곤 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렇게 편지를 돌리는 이유는 단순한 넋두리를 하기 위해서가 아닌, 무언가 다른 할 말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2월 14일 정규반 입소 이래 두 번의 모의고사를 치렀는데, 그 지난 두 번의 모의고사 시험 시간 사이사이 쉬는 시간마다 교실 안이 소란스러웠나 봅니다. 여러분, 모의고사가 이름 그대로 모의고사이어야 한다면, 우리 교실은 수능 시험장이어야 하고 우리 또한 수능 수험생이어야 합니다.


11월 12일 2015년 목요일 오전 10시 5분. 1교시 국어 시험 종료 후 쉬는 시간. 고통스러운 기억을 되짚어 봅시다. 그때 시험장 안에서 여러분은 뭘 하고 있었나요. 같이 온 친구들과 답 맞추고 있었나요. 점심 도시락 메뉴가 뭔지, 시험 끝나고 뭘 하고 놀 건지 잡담하고 있었나요. 아니요, 아마도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뭘 하고 있었나요. 자신 있는 대답이 나오지 않을 거라, 한 번 더 감히 말해 봅니다. 올해는 어떻습니까. 올해 수능 시험장에선 쉬는 시간마다 뭘 하실 겁니까.


바로 지금입니다. 모의고사가 이름 그대로 모의고사라면, 지금부터 대비해야 합니다. 화작문[각주:1] 다음에 독서 풀지, 아니면 문학 먼저 풀지 순서 정하는 것만 전략인가요. 사이사이 쉬는 시간마다 뭘 할지 계획 세우는 것 또한 중요한 전략입니다.

  • 6월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시험지를 볼지, 요약정리 노트를 볼지, 시험장 안에서 새롭게 마주하게 될 '내 또 다른 자아'를 위해 한두 달 전에 미리 써 둔 '나에게 쓰는 편지'를 읽을 건지
  • 찬/뜨거운 물, 박카스, 캔 커피, 데자와 중 뭘 마실 건지. 수학(100), 사탐(130) 시간을 고려해 음료 한 캔 다 안 마시고 몇 모금 마시고 버릴 건지
  • 가나, HERSHEYS, 초코파이, 사탕, 엿 중 뭘 먹을 건지
  • 번외로, 책상 위에 뭘 둘 건지, 귀마개 낄 건지, 가채점할 건지.
모의고사 아홉 번 남았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는 아홉 번뿐입니다. 여러분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바로 지금입니다.

맨 뒤에서 중간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부터 얼마간, 애들로부터
"유린이형 이제 손 놨다. 포기했나보다."란 말들을 직/간접적으로 여러 번 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사업가입니다. 사람 함부로 버리지 않습니다. 제가 할 일이 없을 뿐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잘되길 바랍니다. 바라고 바라며 소원합니다. 저와 말 한 번 섞질 않았어도, 그럴듯한 대화 몇 번 나눈 적 없었어도, 기억합니다. 잊지 않습니다. 김광석의 그 날들의 노랫말처럼, 잊어야 한다고 다 잊혀지면 좋겠습니까. 기억합니다. 잊지 않습니다. 그대 이름 하나하나 모두 다 잊지 아니하고, 지나가며 언뜻 듣게 되는 그대 목소리 마디마다 기억합니다.

전 계속 앞만 보고 갑니다. 제가 앉아 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여러분과 똑같은 인문 2반의 구성원으로서 창건이처럼 묵묵히 최선을 다하렵니다. 마지막으로, 몇 구절 남기며 편지 마칩니다.

바람 좀 불 수 있어. 파도 좀 칠 수 있고
배가 좀 흔들려서 고생도 좀 할 거야.
하지만 뭐 어때. 난 괜찮아. 너도 그렇고.
지금까지 잘해 왔잖아.
무서우면 마음속으로 내 손을 잡아.
지치고 힘들면 두 손도 좋아.
겉으론 침묵해도, 속으론 뜨겁게 손 맞잡고,
우리 당당히 웃으며 나아갑시다. 이렇게.


5월 14일 2016년
토요일 오후 5시
2016년 강대기숙 인문 2반, 손유린


  1. 화법, 작문, 문법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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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강대기숙


우리가 만난 지 벌써 1년이 다 돼가지만

어떻게 만났고 왜 친해지게 됐는지

난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잘 가."라는 한마디의 인사로 헤어지기엔

그리 가벼운 사이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안녕.

그래도, 안녕.

그래.

안녕.



12월 1일 2016년

목요일 오전 12시 30분

지난 일기를 돌아보며,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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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늦게 답장 보낸다. 박상영 선생님께 네 안부 전해 드렸더니 바빠서 못 했을 거라고 한 번 다시 전화 달라고 하셨어. 

그리고 난 잔류다. 네 말 그대로 6월 모의평가 잘 못 봐서 절치부심하고 있어. 힘들진 않다. 작년에 너와 내가 함께 걷던 길이니까. 준호야 보고 싶다. 7월에 보자. 안녕.


6월 25일 2016년

토요일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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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석정


마지막으로 연락했을 때 독재한다고 들었는데, 한 달 정도가 지난 지금 잘하고 있니. 

내가 묻는 이 말이 네게 자부심이, 아니 적어도 최소한 자극이라도 되었으면 한다. 

사실, 이렇게 말하는 난 지금 잘못 하고 있어서 잔류한다.

하지만 어렵지 않다. 힘들진 않다. 매일 밤, 달 보며 네 생각한다.



6월 25일 2016년

토요일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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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


밥은 잘 먹고 다니냐. 비행기 표 예약 지금쯤이면 다 했겠지? 

너 가기 전에 반드시 한 번 봐야 하는데 내가 잔류다. 7월엔 나간다. 

그냥 지금 약속 잡자. 7월 25일 월요일 점심 기대한다. 웃으며 보자.



6월 25일 2016년

토요일,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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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인문 2반 친구들에게.


제가 전에 한 말 지키기 위해, 여러분의 소중한 자습 시간 뺏기 싫어 이렇게 편지를 써요. 여러분께 하고 싶은 말 하기 전에 근황부터 말해볼게요.


교실 제일 뒤에 앉아 있으면 반 분위기를 대강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요새 수업 시간이나 자습시간에 꾸벅꾸벅 졸거나 엎드려 자는 친구들이 심심찮게 보여요. 어느 학과 선생님께 들은 건데, 선생님들도 요새 좀 나른해지시고 지치신대요. 겨울에서 봄으로 날씨가 풀리는 환절기 때문이겠죠. 너님 한 명만 그런 게 아니고 모두가 힘든 것이니 너무 자신을 책망하진 말아요.


대신, 이겨내야겠죠. 넘어서야겠죠. 우리, 작은 맘 먹고 여기 온 건 아니잖아요. 남들 다 놀 때 공부하려고 여기 왔잖아요. 어떻게든 이겨내야죠. 그런데, '정신일도 하사 불성'이니 '의지의 문제'니 하면서 그저 무작정 의자에만 앉아있진 말아요. 정신이나 의지는 그런 게 아니에요. 내가 맞닥뜨린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필요한 게 정신이고 의지죠. '지금부터 난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겠어!'라 속으로 마음먹으면, 정말 그렇게 마음먹은 대로 되나요? 이미 좋아하는데. 난 이미 그 사람을 좋아하는데. 어쩔 수가 없는데. 그 잘난 의지로 뭐 별수 있어요? 잠도 마찬가지죠. 방법을 찾아야죠.


적으세요. 알림장이든 어디든 좋으니 내가 오늘 교실에서 언제 얼마나 졸았는지 기록해서 내 졸음 패턴을 찾아봐요. 작년 내 얘길 하자면, 전 오전이든 오후든 영어 수업에만 ABCD 할 것 없이 다 졸았어요. 관계대명사니 뭐니 어법 용어를 몰라 수업을 거의 못 알아들었거든요. 어쨌든 그렇게 내 졸음 패턴을 찾고 그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해봐요.


뚜렷한 졸음패턴이 나오지 않는다 해도 뭐라도 시도해봐요. 물을 마시거나 한두 모금 입에 머금는다든지, 목캔디나 아이셔를 물고 있는 다든지, 쉬는 시간에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하리보 젤리를 잘근잘근 씹는다든지, 세수하거나 양치를 한 번 더 한다든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봐요.


그리고 휴가는 되도록 나가세요. 특히 하루 한 시간 이상 자거나 조는 사람들은 특히 더더욱. 조는 시간을 한 달 단위로 계산해봐요. 하루 한 시간이면 한 달에 서른 시간이고, 주말에 더 조는 거 고려하면, 그 시간이 얼마야... 그리고 어제 한 시간. 오늘 한 시간이면 내일은 더 되겠죠. 수능 한 참 멀었는데 결코 적은 시간 아니죠. 차라리 한 달에 한 번 휴가 나가서 체력 재충전하고 와요.


체력 좀 괜찮으신 분들은 5월에 전원휴가 있으니 3월이나 4월에 잔류가 어떤 건 지 한 번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배우는 거 다르고 아는 거 다르다고, 한 번 직접 겪고 나면 더는 휴가 고민 할 일 없겠죠.


마지막으로, 제가 늘 당부드리듯이, 교실 밖에선 술담배를 하든 뭘 하든 서로가 서로에게 직접 피해 주진 않아요. 대신, 교실 안에선 쉬는 시간, 식사 시간, 간식 시간 할 것 없이 항상 조용해야 해요. 그건 우리 모두의 일이고 짧게는 우리의 1년이, 대학이, 길게는 우리의 인생이 달린 일이니까요. 자우림 노래에 이런 노랫말이 있어요.

'너를 위해 살 순 있어도, 너를 대신해 살 순 없어.'

그 누구도 여러분 인생을 책임질 수 없어요. 대신, 함께 합시다. 겉으로는 침묵해도 맘 속으론 뜨겁게 손 맞잡고, 우리 당당히 웃으며 나아갑시다. 이렇게.


2월 28일 2016년

일요일 오후 3시

간절하고 절박한

네 마음 그대로,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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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조기선발 인문 1반 친구들에게.


어제 '공부 분위기 잡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저번 일로 죄송하다'는 말이 담긴 쪽지를 받았어요. 받긴 했는데 뒷모습만 봐서 누가 줬는지 몰라서 이렇게 편지를 써요.


저는 괜찮아요. 혜선이나 지윤으로부터 제 말 전달이 잘 안 된 것 같은데, 저는 제 이름 들었을 때 애들이 날 어려워하지 않는구나 싶어서 되려 좋아했어요. 작년엔, 제가 정말 지랄같이 조용히 시켜서 '유린이 오빠가 절 싫어하는 것 같아요. 너무 차갑게 대해요.'란 피드백을 선생님을 통해 자주 들었기 때문에 전 정말 기분 좋았어요.


공부 분위기는 말이에요. 제가 아니라 소영이가 만든 거에요. 너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거에요. 난 폭군마냥 억누르는 것뿐이지. 이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거예요. 귀찮아서 안 할 뿐이지. 그리고 우리가 2, 3반과 달리 그나마 조용한(솔직히 내 기준에선 만족 못 해.) 이유는 저와 소영이 유무보다도 애들(여러분)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2, 3반도 공부 분위기 만들려고 노력하는 애들 분명 있어요. 조용히 하라고 외치는 애들도 분명 있을 텐데, 여러분처럼 침묵으로 동조해주기보다 '너나 조용히 해!'라 되받아치며 깔깔 웃는 애들이 더 많아 그런 거에요. 다시 한 번 강조해 말하건대, 다른 건 제가 아니에요. 소영이도 아니야. 너희들이야. 정규반 가서도 이렇게 생각했으면 좋겠어.


끝으로, 지나가다 보면 간혹 우는 친구들이 보이는 데, 울지 마요. 웃어요, 웃어. 이렇게.


1월 3일 2016년

수요일 오전 6시 30분

정치학의 이해를 읽다가,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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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석정.


하하. 쓸 말이 넉넉지 않아. 네가 그런 것처럼 나 또한 내 변변찮은 소소한 일상을 적어보자니 덧없게 느껴진다. 그저, 전부터 하고 싶었던 말들, 일필휘지로 가볍게 적는다. 석정아, 네 편지 5(화)일에 잘 받았어. 네 이름 그대로 쓰고도 안 잘렸구나. 나는 네가 참 좋다. 네 편지를 읽고 나서 더 좋아졌어. 소소한 일상을 빈틈없이 그리고 즐겁게 채워나가는 이는 너뿐인가 싶다. 언제나 늘 항상 네가 너이길 바란다.


나는 아주 잘 지내고 있어. 27(일) 첫날부터 오늘까지도 마치 이곳이 내 집인 양 편하게 살고 있어. 하나 부족한 것이 있다면 지난 1년 내내 같이 지냈던 너희가 없다는 점 하나뿐이야. 이제 열흘이 지났지만, 너희 다 가고 나 홀로 남아 다른 39명과 같이 한 교실에 앉아있다는 사실이 어색해. 그래서 가끔은 마음속으로 이곳 아이들에게 너희 이름을 붙여 부른다. 내 옆의 옆자리에 앉아 있는 태균이를 너, 석정이라 부르기도 한다(; 청주 산대).


그리고 지금 이 반에 창원 사는 애들 3명한테 ‘마산 불주먹’ 제정수 아느냐고 물어봤는데 아무도 모르더라. 어찌 된 일인지 네가 정수에게 대신 물어봐 줘. 정수가 분명 자기 유명하다고 했는데 기숙학원에 있는 모든 창원 애들에게 물어보면 한 명은 꼭 나오겠지? 이것도 전해줘라.


아직 보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너만 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아직 주번이 다 돌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예준이만 한 인물도 없어. 참 그런데 신기한 게, 위에 말한 청주 태균이가 작년 그믐에 새해 일몰 보고 싶다고 혼자 난리 치는(; 지금 물어보니 청주고래. 그리고 너 모른대.) 바람에 잠깐 즐거웠었어. 너와 캐릭터가 조금 겹치는 것 같다.


아직 산책 나가본 적은 없어. 달을 바라본 적 또한 없어. 친구가 생기면 자연스레 하겠지. 언제 올는지.


석정아,

훗날 머나먼 꿈으로의 여정 속

바쁘디 바쁜 일상으로부터

잠깐의 여유를 틈타 오늘을 들춰보는 너에게

까닭 모를 웃음과, 돌아보고픈 추억을

내 이름 석자에 담아 보낸다.

석정아, 너는 내가 찾은 하나의 별이다.

언제 어디서나 네가 빛 바래지 않도록

허석정, 너를 위하여.

손유린.


1월 7일 2016년

목요일 오전 6시

대망 10권을 읽으며,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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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에게.


준호야 받아라. 편지 보낸다. 쓴다 쓴다 해놓고 두 달 만에 쓰는구나. 변명하자면 수능이 끝난 후 우리가 너무 자주 연락을 해왔던지라 지난날의 소회를 제외하곤 별로 할 말이 없어 쓰질 못했다. 작년, 네 일기장에 잠깐 쓸 때 다 못 적은 이유 또한 그와 비슷하리라. 이렇게 갇혀 있어 너와 얘기를 못 하니 절로 편지지와 펜에 손이 가는구나. 하하. 매일 밤, 도서관을 나와 누구보다 제일 먼저 널 찾아 전화를 걸었던 한 달 전 그때 그 밤처럼 읊어본다.


나는 잘 지내고 있어. 생활-학과 선생님들께서도 대부분 그대로 계시고, 너희 다 가고 나 홀로 남아 새로운 38명과 새해를 맞이한 것 빼고는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아. 새로운 애들도 괜찮아. 정말 놀랍도록 전부 괜찮아. 분위기 흐리는 애들도 없고 공부할 때는 정말 매섭게 공부하고 쉴 때는 대학 얘기하며 쉰다(; 처음 들었을 때 소름. 표준점수 520 넘는 애들이 수두룩하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난 올해도 꼴찌로 시작한다. 작년의 3반, 올해의 1반. 괜찮아. 재밌어. 행복해. 만화 속 주인공 같잖아.


가끔 애들 사이에서 네 이름이 나온다. 그리고 나에게 묻지. 박준호는 어떤 사람이었느냐고. 나는 이렇게 답해. ‘올해 나의 본보기’라고. 매 하루를 벽면에 붙은 네 이름을 보며 시작한다. 기쁘다. 네가 잘 된 일. 내 일도 아닌데 이렇게 내 기분이 흐뭇한 것을 보면, 내가 널 좋아하긴 하나보다. 이 편지 또한 그래서 쓰고 있는 것이겠지.


언제나 열심히 사는 네가 좋다. 지난 세월 모든 힘 다 쏟아부었던 대망의 수능이 끝난 뒤에도, 넌 언제나 그랬듯 소리소문없이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지. 감탄스럽다. 대단해. 훌륭해. 존경스럽다. 올해가 끝나갈 무렵, 나 또한 너처럼 할 수 있을까 싶다. 고대 철학과라면 네가 꿈꾸는 법조인도 문제없겠구나. 그렇게 그렇게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면 노력하는 대로, 바라면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또, 언제나 네가 너이길 바란다.


p.s. 네가 대신 어머니 아버지께 안부 전해드려 줘.


1월 9일 2016년

토요일 오전 6시 30분

2015 인문P2 박준호를 생각하며,

너의 친구,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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