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제목: 어떻게 살 것인가
작가: 유시민
출판사: 아름다운사람들
초판 1쇄: 2013년 3월 13일
초판 25쇄: 2017년 12월 27일
독서 기간: 3월 31일 ~ 4월 1일 2018년
추천인: 서영제
소감:
(프롤로그를 읽고)
어째 나는 정치인도, 공인도 아니면서 ‘정치적 자기 검열 습관’을 갖고 있는가…. 이젠 너무 익숙해 벗어 던질 수 없다. 글자 하나하나 적는 게 이리도 힘든데. 계속 적고는 싶다. 모순이 앞뒤로 치민다. 어려운 일이다.
지금까지 줄곧, 반대 하나 달기 쉽지 않은 글만 써왔다. 이제 좀 나도 내 생각을 말하고자 한다. 더러는 비난할 것이오. 또 더러는 비난할 것이다. 그 빗발치는 비난을 감내할 만한 글감과 열정을 잃지 않길 소원한다. 생채기 좀 나도 좋다. 내가, 내 목소리를 내는데 한 치의 주저도 없길 다시 한번 소원하는 바이다.
제1장: 어떻게 살 것인가
#1 바람이 불면 사물이 각자 다른 소리를 내는 것처럼, 사람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상과 부딪쳐 제각기 색깔이 다른 삶을 산다.
#2 청년기의 핵심 과제는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3 기득권과 더불어 살면서도 그 달콤함과 안일함에 젖지 말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불의와 타협하거나 악에 가담하지 않고 살려면 강력한 내면의 힘이 있어야 한다.
#4 세상이, 다른 사람이 내 생각과 소망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배려해준다면 고맙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세상을 비난하고 남을 원망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소극적 선택도 선택인 만큼, 성공이든 실패든 내 인생은 내 책임이다. 그 책임을 타인과 세상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 삶의 존엄과 인생의 품격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죄악과 비천함에서 자기를 지키는 것만으로는 훌륭한 삶을 살 수 없다. 악당이나 괴물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훌륭한 것은 아니다. 무엇이 되든, 무엇을 이루든, ‘자기 결정권’ 또는 ‘자유의지’를 적극적으로 행사해 기쁨과 자부심을 느끼는 임생을 살아야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5 아무리 화려해 보여도 자유의지로 만들어낸 삶이 아니면 훌륭할 수 없다.
#6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내가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해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이 세상을 더 훌륭하게 만드는 데 보탬이 되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내 자신도 더 훌륭해져야 한다.
#7 재능의 본질은 즐기면서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다.
#8 살아 있는 모든 순간, 우리는 조금씩 죽어 간다. 죽음은 단지 삶의 이면 이면일 뿐이다. 삶과 죽음은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하며 함께 완성도니다. 쉰다섯 해를 산 나는 이미 쉰다섯 해 죽은 것이다. 어차피 죽을 것이기 때문에 삶은 허무하다고 말하지 말자. 그것은 틀린 말이다. 그 역이 옳다.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삶은 아름다울 수 있다.
#9 인생은 그런 것이다. 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 인생 전체가 의미 있으려면 살아 있는 모든 순간들이 기쁨과 즐거움, 보람과 황홀감으로 충만해야 한다.
#10 자기의 삶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타인의 위로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11 자기가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문제 때문에 고통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 이렇게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고통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2 이 시련을 견뎌야 하는 것은 ‘세대’가 아니다. 청년들 각자 이겨내야 한다.
#13 ‘왜 자살하지 않는가?’ 카뮈의 질문에 나는 대답한다. ~ 그때 조금 아쉬움을 남긴 채 떠나면 된다. p.56
#14 카뮈가 주장한 바는 명확하다. 지금 이 순간 자유로운 존재로서 있는 힘을 다해 살라는 것이다.
#15 가난은 가난한 아이의 책임이 아니다. 그렇지만 가난한 아이들은 흔히 가난을 부끄럽게 여긴다.
#16 삶의 ‘위대한 세 영역’은 사랑, 일, 놀이이다. 사람들은 이 셋 말고도 ‘연대solidarity’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
#17 삶과 세상에 대해 깊은 공감을 나눌 수 있는 적은 수의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다. 세상과 민중에 대한 추상적 사랑보다는 눈을 마주치고 손을 잡고 몸으로 껴안는 실체적인 사랑을 더 많이 나누고 싶다.
제2장: 어떻게 죽을 것인가
#1 이천 서씨의 집성촌 종가 맏며느리로 살면서 ~ 정체 모를 두려움과 슬픔이 밀려왔다. Pp.68~69.
#2 죽음은 삶의 완성이다.
#3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젊은 사람들과 수평적으로 대화한다.
#4 나름 의미는 있겠다 싶었지만 가슴이 두근거리지는 않았다. 설렘이 없으니 열정이 솟을 리 없었다. 마음의 설렘이 없는 일에 인생을 쓰고 싶지 않았다.
#5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시민들이 원하는 것 사이에는 큰 격차가 있었던 것이다.
#6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고 도저히 이겨낼 수 없다고 느끼게 만드는 시련은 아이들을 죽인다.
#7 사람은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조차 지킬 수 없을 때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8 누구도 가벼운 마음으로 자살하지 않는다.
#8 자존감을 회복할 수 없는 양상으로 파괴할 때, 인간적 존엄성을 회복할 수단이 남아 있지 않다고 느낄 때 자살은 탈출구가 된다.
#9 많은 사람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스트레스를 주는 제도와 관습, 문화는 바로잡아야 한다. 이것은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고치지 않으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도와 관습, 문화를 바꾸려면 ‘투쟁’해야 한다. ‘투쟁’하는 데는 비용이 든다. ‘투쟁’하면서 즐거울 수도 있지만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그 ‘투쟁’이 성공하면 혜택은 모두가 함께 누리지만, 드는 비용과 스트레스는 내가 감당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10 공부의 출발은 호기심이지만 그 과정은 의심이다. 공부한 모든 사상을 다 받아들인다면 누구도 특정한 ‘주의자’가 될 수 없을 것이다.
#11 세상에 대해서, 타인에 대해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그리고 내 자신에 대해서도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12 철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죽음은 고유한 정체성을 지닌 지성적 자아의 소멸을 의미한다.
#13 세상은 그대로 있는데 ‘나’의 존재만 무로 바뀐다는 것, 이것보다 더 처절한 상실이 있을까.
#14 인간의 의식과 행동의 밑바닥에는 현실의 사회제도나 문화양식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생물학적 본능이 도사리고 있다. 제도를 바꾸어도 이것은 바뀌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15 다윈 또한 인간이 단지 이기적 욕망만을 따르는 존재가 아니며, 진화 과정에서 이타 행동을 하는 사회적 재능을 획득했다고 보았다.
#16 자기 자신을 ‘나’로 인식하면서 살아가는 삶의 주체, 지성을 가진 자아는 언제나 단 한 번만 존재한다.
#17 태양계 두 번째 행성인 금성은 지구에서 보이는 천체 에 해와 달 다음으로 밝다.
#18 눈비가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떨어지듯, 치매도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19 지는 해가 만드는 낙조는 일출만큼 눈부시지 않다. 하지만 아름다움으로 치면 낙조가 일출을 능가할 수 있다.
#20 2011년 기준, 사망자 열 명 가운데 일곱은 병원이나 요양 병원에서, 두 명은 집에서 마지막 순간을 맞았다. 나머지 한 명이 사망한 장소는 사회복지시설, 도로, 일터 등 병원도 집도 아닌 곳이었다. 아픈 사연이 많은 죽음일 것이다.
#21 2011년 한 해 동안 1만 6천여 명, 하루 평균 4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2 10대 사망자는 넷 중 하나, 20대 사망자는 둘 중 하나, 30대 사망자는 셋 중 하나가 자살이었다.
#23 김옥경 할머니 유족은 생명과 죽음 가운데 죽음을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존엄을 선택했을 뿐이다.
#24 유언장은 써두는 것이 좋겠다.
#25 어떤 것의 ‘가치’는 사람들이 가치를 인정하는지, 인정한다면 얼마만큼 높게 평가하는지에 좌우된다. 그러나 ‘그 자체가 목적인 것’은 가치를 따질 수 없다. 도덕적 차원을 가진 것, 옳은 것과 그른 것 사이의 선택을 나타내는 것만이 그 자체로 목적이 된다. 인간다움, 존엄성이 그런 것이다. 인간 존엄성의 필수 조건은 자유의지이다.
제3장: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1 훌륭함, 존엄, 품격이란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가치이고 쓸모는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타인의 상대적 가치 평가이다.
#2 천부적 재능이란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다.
#3 열정과 재능의 불일치가 빚어내는 인생의 비극을 어린아이에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4 ‘축구는 그만하고 공부나 해라.’ ~ 충고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Pp.169~170
#5 아이들은 마음대로 꿈을 정한다.
#6 결단이 너무 늦는 법은 없다. 아무리 나이가 들었어도, 자신이 일상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쪽으로 직업을 바꾸는 것은 언제나 바람직하다고 본다.
#7 열정과 재능의 불일치는 회피하기 어려운 삶의 부조리이다. 재능이 있는 일에 열정을 느끼면 제일 좋다. 그러나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이기만 하다면, 재능이 조금 부족해도 되는 만큼 하면서 살면 된다.
#8 대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평생 해도 즐거울 것 같은 일을 찾는 것이다.
#9 무슨 일을 하든 사람들과 소통을 잘해야 하니 스스로 글쓰기 훈련을 하라.
#10 남들과 잘 소통하면서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것은 그 자체가 좋은 일일 뿐만 아니라 직무를 잘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11 변화를 거부하는 기득권층의 저항을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혁신의 동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옳은 개혁도 실패한다.
#12 제대로 정치를 하려면 가치관이 뚜렷하고, 정책에 밝아야 한다. 그러나 그런 것은 기본일 뿐이다. 정치를 잘하려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자기의 마음을 잘 다스려 다른 사람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13 뜻이 아무리 옳아도 사람을 얻지 못하면 그 뜻을 이룰 수 없다.
#14 연대는 아픔과 기쁨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손을 잡고 사회적인 선과 미덕을 실현하는 행위이다.
#15 정치는 본질적으로 이상과 비전, 정책과 아이디어 경쟁이다. 그러나 단지 그것뿐인 것은 아니다. 정치는 열정과 탐욕, 소망과 분노, 살수와 암수가 밪부딪치는 권력투쟁이기도 하다.
#16 갑작스럽게 찾아든 영원한 이별에 대한 상상은 사랑이라는 감정의 색깔과 맛을 확인하는 좋은 방법이다.
#17 가족은 ‘서로에 대한 사랑과 책임 의식으로 맺어진 어른과 아이들의 생활공동체’이다.
#18 사랑하면 주고 싶다. 깊이 사랑하면 무엇이든 줄 수 있다.
#19 따지고 드는 아이를 존중해야 한다.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일찍 발달하는 아이일수록 지적 재능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20 말을 하기 전에 아이들은 먼저 말을 알아듣는다. 뱃속에 들어 있을 때부터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완전한 문장으로 아이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
#21 자녀를 사랑하는 것을 말릴 수는 없다. ~ 사람은 아주 작은 일에도 쉽게 행복을 느끼게 된다. P.218
#22 어떤 경우에도 딸 아들과 손녀 손자들이 좋아하는 정당과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다. 언제나 정치적으로 청년들의 편에 설 것이다.
#23 누군가를 지지하는 것은 그 후보가 패배할 가능성까지 함께 받아들이는 행위이다.
#24 정치가 해야 할 일은 합법적이고 정당한 폭력을 선용함으로써 사람들이 저마다 원하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25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왕이 측은지심을 발휘하면 만인의 삶을 고통에서 건져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26 저녁 무렵 구로공단 진입로와 이화여대 앞에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목격할 수 있었던 강렬한 콘트라스트contrast다.
#27 진보주의를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은 타인의 복지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타인의 복지를 위해 사적 자원의 많은 부분을 내놓는 자발성’이라고 말한다.
제4장: 삶을 망치는 헛된 생각들
#1 삶에서 더 중요한 것은 신념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대하는 태도이며 그 신념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신념이 잘못된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을 잘못 선택하면 삶이 죄악의 구렁텅이에 빠진다.
#2 신앙이나 이념은 훌륭할 수 있다. ~ 자연이 준 본성과 욕망을 긍정적으로 표출하고 실현하면서 영위하는 기쁜 삶이다. P.275
#3 신념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4 헬렌 켈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보거나 만질 수 없으며 오로지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고 한 적이 있다.
#5 행운에 대해서는 감사하되 불운에 대해서는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6 무엇인가를 새로 알게 될 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다.
#7 기쁜 삶,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무엇보다 먼저 삶의 유한성과 관련한 허무 의식을 이겨내야 한다.
#8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스스로 세운 준칙에 따라 행동하되 그것이 보편적 법칙이 될 수 있도록 하라. 어떤 경우에도 자기 자신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라.
에필로그
#1 연암 박지원은 노환으로 거동을 할 수 없게 되자 약을 물리치고 술상을 차려 친구들을 불러들였다. 친구들이 말하고 웃는 소리를 들으면서 죽음을 맞이했다.
#2 미국의 유명한 회계법인 KPMG 회장이었던 유진 오켈리는 삶의 기억을 공유하는 이들에게 편지와 전화로 작별 인사를 했다.
#3 고백하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화해함으로써 남는 자의 삶과 떠나는 자의 죽음이 더 평화로워지는 것이다.
#4 해와 달, 밤하늘의 별, 풀과 나무와 물과 바람에게로 돌아가게 하자. 내 몸과 우주의 모든 것들이 같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5 내가 죽은 후에 남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진 나에 대한 기억과 느낌뿐이라고 생각한다.
#6 내 자식들은 촛불을 켜고 음식을 차린 제사상 앞이 아니라 새가 노래하고 바람이 숨 쉬는 자연의 품에서 그런 기회를 가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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