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에게.


아무 일 없이 편지를 잘 받았다니 다행이다.

그 소식을 기다렸던 지난 열흘은, 기다림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그것은 여느 기다림과 달리 매우 특별한 것이었는데, 특히 우체국에서 편지를 부치고 난 뒤의 그 느낌은 활시위를 막 떠나는 화살을 보는 것 같이 아쉬움만이 가득하였다. 그리고 나서 바로, 너로부터 들려올 좋은 소식이 기대돼 내 마음은 이내 '기다림'으로 다시 채워졌다. 마치 내일 소풍 가는 초등학생 때로 돌아간 듯이, 그날 밤은 오랫동안 내 마음을 설레게 해주었다.


5월 20일 2013년

월요일 오전 3시 40분

부러진 화살을 보고,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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