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어버이께.
천리도 먼 타향인 이곳에서 설을 쇤지
벌써 여러 달이 지났습니다.
당신께서 담아주신 떡국과 봄나물을 먹고나서야 비로소
겨우내 오지 않던 봄이
나 몰래 왔음을 알았습니다.
수릿날 절편도 삼복날 더위도
높은 가을 하늘 아래 장엄한 저녁노을도
다 당신의 손길을 거쳐 제게 올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날 다 가고
그 날이 오면,
매 하루,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았던
그 날이 오면
저는 이 하해와 같은 어버이의 품을 떠나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는 멀리 이루어지며
또 하나의 아들과 딸이
또 하나의 어버이를 뵐 것입니다.
‘어머니, 아들 왔어요!’
‘잘생긴 아들이 왔어요!’
5월 8일 2015년
금요일 오후 12시 30분
강대기숙 식당
어버이의 만수무강을 소원하며, 손유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