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꽃의 소묘(素描), 백자사,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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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화월선 유한나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어떤 꽃이 되길 바라느냐.


곧 멀리 날아갈 민들레 같은 너에게

난 꽃이기보단 바람이고 싶어라.



한국에 들어온 지 3년 차. 아토피가 어느 정도 호전되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지 말지 고민을 하던 차.

문답으로 같이 지은 내 인생 최고의 시.

가장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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