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 #80

화월선


#71

운명이 되어 너에게 간다.


#72

덜컹이는 열차 속,

이불 속으로 돌아가고파.


#73

손만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저 달이 좋아서

바라만 보아도 아름다운 

이 꽃이 좋아서

빛 따라 향기 따라 걸어온 이 길이

오늘이 되어서야 비로소

나의 길이 되었습니다.


#74

또 하나의 인연과

또 하나의 운명으로


#75

바래가는 조막별 하나도 

다 껴안을 나, 

그러한 어둠이리다.


#76

울분은 토해내고

눈물은 따로 담는다.


#77

마음이 시리지 않다.

으레 시릴 법한 마음이 

시리지 않으면


#78

손이 보이면 잡고 싶고

품이 보이면 안기고 싶어라.


#79

까닭 없이 목이 메이고


#80

보이는 그대로 말하고

있는 그대로 전한다.



2월 21일 2017년

화요일 오후 11시 30분

예비대학을 다녀와서, 화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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