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엔.
안녕하세요. 미래엔 교과서가 간절히 필요한 늦깎이 학생입니다. 제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한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캐나다로 유학 갔다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귀국했었습니다. 그 뒤, 한국에서 어영부영 아무것도 안 하며 세월만 보내다가 이대로 살면 안 되겠다 싶어 2014년 9월부터 수능을 준비했습니다. 몇 년 만에 책을 펼치고 연필을 잡았는데 오랜만이라 그런지 공부가 잘 안 되다가 어느 정도 공부습관을 들이고 그해 12월에 기숙학원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모든 과목이 처음이라 쉬운 과목 하나 없었고 특히 수학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정상적으로 중고등학교를 6년 다닌 아이들 수준에 맞춘 수업을 따라가기엔 제 수준은 상상 그 이하여서 중등수학부터 공부했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늘 교과서의 중요성을 역설하셨는데 그때의 저는 그 중요성을 모르고 있다가 9월 모의고사를 치르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지만, 수능을 바로 코앞에 둔 그 시점에서 새로 무언가를 시작하기엔 부담스러워 아쉬움을 접어 넣고 하던 대로 공부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때부터라도 교과서를 보며 기초를 한 번 더 다졌어야 했는데, 후회됩니다. 그래서 재수합니다. 한 해가 더 지났으니 이제 제 나이 26. 수능을 준비하기에 절대 적지 않은 나이지만 다시 해보렵니다. 작년의 아쉬움을 교훈 삼아 교과서를 구하려는데 몇 시간을 들여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가 보아도, ktbook.com에 문의해 봐도 2월 전까지는 절대 안 된답니다. 이미 제 마음은 11월 수능을 향하고 있는데, 2월까지라니 가혹합니다. 물론 까짓거 한 달간 다른 교재로 공부해도 되긴 하지만, 제가 만난 모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교과서의 중요성을 젖혀두기엔 제 마음이 너무 간절합니다.
제가 많고 많은 대한민국 교과서 출판사 중에 미래엔 교과서를 꼽은 이유는 한때 교직에 계셨던 학원 선생님의 추천 덕분입니다. ‘교육부 검인정을 받을 정도면 다 믿을 만하지만, 그래도 하나 말해보자면 미래엔 교과서가 제일 믿을 만하지 않을까.’ 하시더랍니다. 그래서 귀사께 편지를 써봅니다. 괜찮으시다면 교과서를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외부와의 연락이 제한된 기숙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마음 같아선 양손에 뭐라도 들고 귀사에 직접 찾아가 이것저것 여쭈며 책들을 얻어오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예의 없이 이렇게 서면으로 부탁하는 점, 양해 바랍니다. 제가 필요한 교과서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맞는 교과서입니다.
과목은 수학I, 수학II, 미적분I, 확률과 통계, 경제, 동아시아사, 한국사입니다.
p.s. 결코, 공짜를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책값을 몰라 5만 원을 동봉해 보냅니다. 저에게 도움을 주시기 어려우시다면 반송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