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 #120

화월선


#111

슬픔을 데치고 볶으면

눈물이 배어 나오는데
이 눈물들을 실로 엮어
찬물에 넣다 튀기고 찌고 삶으면


#112

만남이 헤어짐의 시작이라고,

딱 나의 꼴이다.


#113

좁고 푸른 하늘,

나의 집이다.


#114
하나거나 전부.

전부이자 하나.
혼자는 아니다. 나는 하나다.


#115
기회는 그렇게 만드는 거니까.


#116
슬픔보다 기쁨이

더 오랠 순 없어.


#117
조금 수줍게, 좋아한다. 사랑한다.


#118

하늘에서 네가 와

내게 꽃을 건네면


#119

다름 아닌 바로 너에게


#120

하늘 위 꽃보다

어수룩한 그것을 네게 건네면



1월 23일 2018년

화요일 오전 1시

고마워요, 화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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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없는 전시회


비시각장애인들과 공감할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의 머릿속 그림을 글자로 표현한 전시회에 다녀왔다.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그리는 경험이 참 신선하고 가슴 아팠고

내가 나고 자라온 사회를 위하여 뭔가를 하는 것도 썩 괜찮은 일이란 걸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첫 번째 그림을 머릿속으로 그릴 땐, 그 그림을 사랑하지 않고선 도저히 배길 수 없었고

다섯 번째 그림을 보고선 더 참지 못하고 울어버렸다.

최인미, <내가 나에게, 실례합니다>



9월 6일 2017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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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C에게.


입학을 바로 앞둔 어느 날이었어요. 학교생활에 대해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이 많아 <A 학점 세미나>를 찾아갔었죠. 뒷자리에 앉으려다 친절히 제지당해 앞자리로 안내 당했어요. 그리고 간식거리를 받았죠. 맛있었어요. 세미나 끝나고 몇 개 주섬주섬 챙겨갔죠.


여러 깨알 같은 팁들을 듣느라 정신없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이 세미나가 단촐한 연례행사 같더라고요. 저는 CCC가 그저 학교 관계자이고, 무대 위에 선 연사들은 봉사활동으로 나온 기수 높은 선배들인 줄로만 알았어요. 세미나 내내 CCC에 대한 홍보는 단 한마디도 없었거든요. 근데 끝나고 나서 들어보니 기독교 동아리라더라고요. ‘이 사람들은 뭐 하는 사람들이지.’라고 처음 생각했어요.


그리고 여러 갈래로 나뉘어 얘기하고 있는데 뒤에서 어떤 아지매가, 직접 키운 딸기라며 한번 먹어보라는 거예요. 그런데 아무 의심 없이 선뜻 하나둘 집어 드시는 걸 보고. ‘아 이 사람들은 참 순수한 사람들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이제 보니 아지매는 아니었네요. 어쨌든 그때부터였어요. CCC를 염두에 둔 게.


<A 학점 세미나> 이후, 목요일 채플도 두 번 가놓고 서너 번씩이나 가입 권유를 만류했어요. ‘저는 신앙이 없으며, 앞으로 신앙을 가질지도 의문’이 그 이유였죠. 지금 이 얘기를 옆에 있는 친구에게 했더니, 만류를 제가 아니라 CCC에서 한 게 아니냐고 묻네요. CCC에서 저에게 “제발 들어오지 말아달라”며 네 번씩이나 울고불고 사정한 게 분명하다고요. 아무튼, 여러 차례의 장고 끝에 상민 순장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CCC에 들어왔죠. 들어오기 전엔 자기가 인생 선배라며 앞으로 맛있는 것들을 엄청 많이 또 자주 사주겠다고 했는데, 그날이 끝이었어요. 더는 없었어요. 정말로요. 


그렇게 시작된 CCC 생활에서 참 인상 깊었던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에 셋만 말해보자면, 하나는 씨룸이고 또 하나는 찬송,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기도에요. 여기에 다 적으면 너무 기니까 기도에 관한 일화 몇 가지만 적어볼게요.


DT 때였어요. 채플 말고 처음으로 참여한 CCC 행사였었죠. 저녁 식사 전에, 모두가 자연스레 다 하는 식전기도를 보며 마치 제가 딴 나라의 이방인이 된 것만 같아 낯설고 무서웠어요. 그리고 식전기도에 조금 익숙해진 뒤 어느 날, 제가 제일 먼저 식전기도를 준비했었는데, 그런 제 모습을 보고 순장님들이 무척 기뻐하셨어요. 저도 그때 참 뿌듯하면서 동시에 조금 두려웠어요. ‘순장님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어쩌지’란 걱정을 했죠. 그리고 몇몇 순장님들에게 이런 고민이 있다며 털어놓았어요. 당연하지만 괜한 고민이라고, 영접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 괜한 부담 갖지 말라며 다독여주셨었죠. 


또 이런 일도 있었어요. 기도가 어떤 거고 어떻게 하는 건지 한창 궁금할 무렵에 순장님들은 어떻게 하는지 슬쩍 들어봤어요. 그런데 기도 중에 가장 자주 들리던 말이 “감사합니다”더라고요. 순장님들께 일 백만 번 죄송하지만, 솔직히 저에겐 그 말이 너무 상투적이라 공허하게 들리던 적이 잦았어요. 하지만, “죄송합니다”로 끝나는 반성 기도는 그 빈도에 감히 견줄 순 없지만, 참 특별했어요. 내가 오늘 하루 무슨 일을 했고, 어떤 말을 했는지 돌아보며, 그중 반성할 거리를 고르고 골라 입 밖으로 내보이는 것. 결코 쉽잖은 일이잖아요. ‘내가 CCC에서 크게 하나 배울 게 있다면, 바로 이것!’이라고 굳게 다짐했었어요.


이제 새 대표단의 임기가 시작된다면서요. 저는 아직 영접을 못 했어요. ‘아직’이란 말조차 어색할 정도로, 앞으로 신앙을 가질지도 의문이에요. 하지만, CCC에서 쓸모없고 불편한 존재로 남는 것은 싫어요. 신입생 사역으로 들어온 순원으로서, 하나의 표본으로서, 새 대표단에 뭐라도 도움 되고자 적어봤어요. 또, 연락하신다면서 잘 안 하시는 간사님, 그리고 <A 학점 세미나>를 기획하고 저를 이곳으로 이끌어준 전임 대표단들을 위해서도 적어봤어요.


올해 제 기억에 남는 것들을 중요도와 순서에 상관없이 셋 꼽아보자면, 하나는 아기자기한 캠퍼스, 또 하나는 손정훈 교수님의 원론,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여러분을 만난 CCC예요. 앞으로, 몇 가지 다른 무엇이 더해지면 더해졌지 CCC가 사라질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여러분! 고마워요 고마워!



9월 3일 2017년

금요일 오후 9

경영신문을 준비하며,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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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2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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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7.09.2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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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8.01.1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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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일 2017년


반수를 그만둔 지 이제 열흘이 다 돼 간다. 여러 사람의 만류를 뿌리치고 뚜렷한 목적 없이 시작했는데 미련마저 사라졌으니, 관둘 수밖에. 당일 아침, 제일 먼저 아버지께 말씀드리니 잘 그만뒀다며 기뻐하셨다. 기분이 참 개운했다. 광복절에 맞은 해방이었다. 


그리고 요즘은 새 시간표를 짜는 데 여념이 없다. 멀게는 5년 뒤, 가까이는 오늘 하루. 학교 캠퍼스를 노니며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마음 편히 앞으로의 일들을 상상하곤 하는데, 그렇게 기분이 즐거울 수 없다. 동아리를 만들고, 커뮤니티도 만들고, 재밌는 일들뿐이다. 

매일 이른 새벽에 일어나는 게 참 힘들었는데, 요샌 가뿐히 잘만 일어난다. 미련이 지나간 자리를 열정이 새로 채운 까닭인가 보다. 그럼, 넘치는 이 열정이 식으면 어떻게 될까. 

모르는 일이다.


8월 24일 2017년

목요일 오후 11시 30분

수강신청 하루 전,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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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브앤테이크


제목: 기브앤테이크

지은이: 애덤 그렌트

옮긴이: 윤태준

출판사: 생각연구소

초판 1쇄: 2013년 6월 1일

독서 기간: 2017년 6월 23일

추천인: 장서영



소감:

인상 깊은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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