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 8, 야마오카 소하치


제목: 대망 8

작가: 야마오카 소하치

출판사: 동서문화사

초판 1쇄: 1970년 4월 1일

2판 1쇄: 2005년 4월 1일

2판 14쇄: 2012년 3월 1일

독서 기간: 2월 16일 2018년

추천인: 


소감:

인상 깊은 구절:


상중의 잉어

1. "이시다님, 세상에는 새하얀 사람도 새까만 사람도 없소. 하지만 아녀자는 억지로 그렇게 정하며 상대하고 싶어하지. 기타노만도코로님이 만일 명백하게 이에야슨느 적이라든지 자기 편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다면, 여성으로서 뛰어난 분별이 있으신 분......반신반의라도 좋소. 반신반의라면 뒷일의 대비에 소홀함이 없을 것이고, 만약 실수가 있더라도 잘못이 반으로 끝나오. 그렇지 않소?"


구름 움직이다

1. "저는 부족한 사람이지만 중장님 아내입니다."


2. "호랑이 입에 뛰어들 때까지 토끼는 자신의 약함을 모르는 게 아닐까요."


3. "칭찬할 만한 인물은 세상에 그리 흔하지 않아. 그런데 칭찬하는 건 마음에도 없는 아부, 상대에 대한 모욕이다."


4. "사람은 결코 사람을 얕잡아 보아선 안돼. 자신감을 잃게 하는 욕설이나 꾸지람도 삼가야 된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칭찬만 하는 것도 무책임한 짓. 칭찬하면 사람들은 대게 강아지처럼 꼬리치겠지. 다이코는 그 호흡을 잘 알고 있어서 인심을 모으는 데 이를 곧잘 썼다. 그러나......나는 달라. 칭찬하지 않는다. 뜻없이 칭찬을 늘어놓는 것은 상대를 모욕하는 일로 보기 때문이야."


5. "지금의 나는 달이라고 했어. 여기저기에 구름이 낀 하늘의 달 말이야."

"하늘의 달......이란 말씀이신가요."

"그렇지. 구름에 따라 초생달로도 보이고, 저물어가는 그믐달로도, 열흘쯤 된 달로도 보일 거야. 하지만 보름달로는 보이지 않아, 구름이 많으니까."


에도의 각오

1. "돈으로 말미암은 고생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다.


2. 기회는 아직 거기까지 무르익지 않았다.


스쳐서 울리는 것

1. 경계와 당황이 엇갈리는 감정을 어떻게 억누를지 초조해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소데도 잠자코 있었다. 이러한 경우 더 이상 추구하면 위험했다. 남을 용서하지 않는 성격인 남자의 약점은 곧잘 이치의 옳고 그름을 초월한 노여움이 되어 터져나오는 법이다.


2. '만일 그 엄동의 대지에 새 봄의 싹틈을 기대하며 헛되이 씨앗을 뿌리고 있는 것이라면 어떻게 될까......'


하나의 결의

1. "이미 살 수 없다, 십중팔구 베어져 죽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음먹은 대로 말할 생각이 들었던 거예요......그런데 살려줄 테니 이야기하라구요. 호호......살려준다고 하는데 어찌 미움받을 참된 소리를 하겠어요. 그런 계산도 못하는 분이야, 대감님은......"


찻잔의 마음

1. "인간은 곤혹의 밑바닥에서 이따금 혼잣말을 중얼대는 법이다. 그러나 그것이 혼잣말인 한 자기 사색의 울타리 안에서 좀처럼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그런데 들어주는 이가 있어 때로 대꾸하며 맞장구쳐 주면 크게 창문이 열리는 경우도 있다. 지금의 오소데와 고에쓰의 대화는 그 역할을 한 모양이다. 결국 오소데는 고에쓰가 되돌려주는 메아리에 의해 자신을 비판하고 자기의 지혜를 꺼내온 모양이다.


기회 무르익다

1. 그날 밤 두 사람은 밤늦도록 이별을 아쉬워했다. 어느 쪽이나 주량이 넘도록 마시고 50년에 걸친 과거를 회상하며 서로 흠뻑 취했다. 도리이 모토타다는 벌써 엄숙히 죽음을 내다보고 있다. 입에 담지는 않았지만 이에야스도 마찬가지였다. 생사를 초월한 경지에서 자신은 분명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히데요시가 세상떠난 뒤 반년만에 어지러워진 천하를 그의 손으로 다시 굳건히 할 수 있느냐? 아니면 50여년의 은인자중(隱忍自重), 괴로움을 쌓아온 귀중한 생애를 마쓰나가 단조나 아케치 미쓰히데처럼 헛된 수고로 끝장낼 것이냐......

'과연 이것은 큰 도박임에 틀림없다......'

이따금 두 사람은 서로 손을 맞잡고 울고 웃었다.


2. 개인의 기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인간의 수명에는 한계가 있다.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새로운 계획은 봄눈보다 더 허무하다고 술회하듯 의견을 말했다.


3. 기회가 이미 무르익었다고 판단하여 시위에서 화살을 날려보냈으나, 이에야스에게 이번 계획은 무조건 낙관적인 것은 아니었다. 자칫 잘못하면 이마가와 요시모토며 다케다 신겐과 같은 최후를 맞을지도 모른다. 59살된 육체의 피로는 싸움터에서 지내기에 적합지 않으며, 도중에 한가롭게 들놀이삼아 즐기던 히데요시도 히젠에서 나고야까지 가는 동안 눈에 띄게 부쩍 늙어가던 모습을 눈으로 똑똑히 보아왔다. 그러므로 똑똑한 세상사람들에게 이렇게 보이게 되는 게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

"무엇이 좋아서 이제 새삼 그따위 싸움을 하러 가는가......"

간토 8주가 손 안에 있고 가문이 멸망할 염려는 이제 없다. 만족할 줄 아는 자라면 은퇴해 여생을 즐기는 게 인생의 명인(名人)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새삼 모든 것을 걸고 결전을 벌이려 한다. 아마 세상에서는 이에야스를 끝없는 야심가라고 평하리라. 그 가운데 누구보다도 깊이 히데요시를 이해하고 있는 고다이인의 이렇듯 은근한 성원은 캄캄한 밤에 비쳐드는 한 줄기 빛처럼 여겨졌다.


4. 생각해 보면 기요스의 후쿠시마를 비롯하여 이들 여러 장수들은 모두 이에야스를 누르기 위해 배치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한결같이 이에야스 편이 되어 있다. 그 옛 영지를 다스려 보고 비로소 이에야스의 숨은 일면을 깨달아 깊이 탄복한 게 틀림없으리다.


파멸의 진리

1. 요시쓰구는 숨도 쉬지 않고 있는 듯 조용히 물었다.

"그럼, 내대신을 적으로 삼을 생각이시오?"

"짐작하시는 대로."

"미쓰나리님."

"무슨 말씀이오?"

"귀하는 설마 다이코 전하의 말씀을 잊지 않았을 테지요."

"그렇소. 이에야스와는 태생이 다르다고 하신 말씀을 기억하고 있소."

"다이코 전하는 우리들에게 늘 이런 말씀을 하셨소......이에야스를 예사 인물로 보아서는 안된다. 내가 볼 때 그야말로 진정 지용(智勇)이 겸비된 자, 그대들은 이에야스를 좋은 상담역으로 생각하여 언제나 친숙하게 지내라고 하셨소."

"그런 말씀을 분명 하신 적 있었지요."

"미쓰나리님......귀하는 그 이에야스를 상대로 싸우면 모든 일이 끝장날 것으로 생각지 않으시오? 다이코 전하도 손대지 못했던 분에게 싸움걸어 이기려 생각한다는 것은 미친 노릇이라고 여기는데, 어떻소......?"

미쓰나리는 순간 유록빛 천에 싸인 눈없는 얼굴을 지그시 지켜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겠지요."

"그럼, 질 줄 알면서 싸우겠다는 거요?"

"그렇소."

"그리하여 편드는 사람들에게 떳떳하리라고 생각하오?"

"떳떳치 못하겠지요."

요시쓰구는 비로소 낮게 신음했다.

"흠. 그럼, 떳떳하지 못하더라도 싸우겠다는 거요?"

"그렇소."

"편들 사람이 적을 거요. 이에야스님은 가문으로 보나 관직으로 보나 귀화와 비교도 되지 않소. 지금 일본 땅에서는 겨룰 자 없는 대영주, 간토 8주 300만 석의 정병을 거느렸으며 귀화와 정반대로 영주들은 물론 미천한 자를 길에서 만나셔도 일일이 극진하게 인사하시오. 귀하는 거만하고 언동이 모날 뿐 아니라 자기 편도 곧 적으로 돌리는 성품......이런 때 지는 게 뻔한 싸움을 벌인다면 어떻게 되겠소? 마침내 내 편에서 목이 잘려 후세에까지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여겨지는데 어떻게 생각하시오?"

말하는 편도 대답하는 편도 태연한 모습이었다.

"그것도 각오하고 있소."


2. 요시쓰구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지는 것도 각오, 자기 편에 폐를 끼치는 일도 각오, 스스로 어떤 치욕을 받는 것도 각오하고 있다고 잘라말하는 데는 대꾸할 말이 없었다. 충고는 일체 필요없다고 거만하게 버티어 보였던 지난날 미쓰나리의 얼굴이 눈에 선하다. 그런 때 미쓰나리는 한 조각의 이성도 갖지 못한 감정덩어리로 보였었다. 이 괴이한 성격 때문에 얼마나 많은 적을 만들어온 것인지.


3. "그렇지요. 모리 가문에 유리한 일이 못되면 편들 수 없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도요토미 가문을 위해, 대의를 위해......라는 것은 이를테면 말의 꾸밈새로, 이것도 불필요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세상의 찬성을 얻기 위해서는 이 꾸밈새도 중요한 무기의 하나지요. 그러나 꾸밈새만으로 싸움을 할 수는 없습니다. 심술궃은 것 같지만 한 번 그 꾸밈새를 벗기고 생각해 보는 것도 대사를 치르는 데 긴요한 일이지요."


동행서탐

1. 나오카쓰도 가쓰시게도 후지타의 꾸밈없는 발언에 온싱경을 지그시 모으고 있다.

"이거 참, 놀라운 질문을 하십니다. 칼가게에 칼을 사러 갔다가 좋은 칼과 나쁜 칼을 내놓는다면 누구든 좋은 칼이 탐날 것입니다."

"그럼, 그대는 나를 좋은 칼로 여긴단 말이지. 그 이유를 말해 보게."

똑바로 질문받고 후지타의 둥근 얼굴이 순간 벌개졌다.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더듬거리며 그는 말했다.

"저는......내대신님처럼 큰 도박을 용감히 하시는 분을 본 적 없습니다."

"허, 도박이라니 뜻밖이로군. 도박이라면 나보다 미쓰나리나 가네쓰구 편이 더 잘하는 도박사 아닌가."

후지타는 고개를 흔들며 가로막았다.

"아니지요! 도박의 크기가 다릅니다. 가네쓰구는 고작해야 가게카쓰의 고집에 걸고, 미쓰나리는 도요토미 가문과 자기 야심에 걸지요. 그러나 내대신님께서 걸고 계시는 건 신불의 뜻에 맞느냐 안맞느냐는 것. 맞지 않는다면 어디서든 벌을 내려다오!......라는, 도박의 크기와 용감성이 비교도 안됩니다."

"허, 그렇다면 내가 큰 도박을 하고 있다는 건가. 그럼, 그대는 내가 우에스기, 이시다 쌍방에서 공격받더라도 내 쪽에 걸 텐가......"

"내대신님, 그 일이라면 염려마십시오. 가게카쓰와 이시다가 양편에서 내대신님을 칠 리 없습니다. 그러니 물론 내대신님에게 걸지요......"


2. "사람의 한평생에 눈 앞의 승패나 야심을 떠나 움직이는 일이 한두 번은 있어도 좋은 법이야."


서쪽의 도전

1. 모토타다는 반쯤 쉰 목소리로 담담하게 모두들을 둘러보았다. 비장감은 때로 조용한 담소 속에 한결 깊어지는 경우가 있다. 모토타다의 목소리며 표정에는 조금도 동요하는 데가 없다. 그것이 오히려 모두들의 머리 위로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기운을 펼쳐가는 것 같았다.


돌풍 전야

1. 어떤 종류의 불평이나 반항심은 같은 인간이면서 자기 쪽이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싹튼다. 자기에게 상대보다 더 재능이 있다고 믿으면서 그 상대에게 눌린다고 생각하는 만큼 불행한 생활은 없다.


2. 이것을 이면에서 보면 마음의 가난에서 비롯되는 열등감에 지나지 않는다.


3. "지금의 말씀을 듣는다면 장수들은 아마 모두 눈물을 흘리며 용기가 솓겠지요. 승부는 이제 참으로 결판났다고 하고 싶군요. 미쓰나리와 요시쓰구 같은 무리는 대감님에게 불원천리 달려오려는 사람들을 억지로 오사카에 붙들어놓았습니다. 그와 반대로 대감님은 이곳에 계신 분들에게까지 마음대로 돌아가라고 하시오. 이 두 사람이 지닌 각오의 차이도 모를 만큼 어리석은 무장이 와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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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 7, 야마오카 소하치


제목: 대망 7

작가: 야마오카 소하치

출판사: 동서문화사

초판 1쇄: 1970년 4월 1일

2판 1쇄: 2005년 4월 1일

2판 14쇄: 2012년 3월 1일

독서 기간: 2월 15일 2018년

추천인: 


소감:

인상 깊은 구절:
제 7장: 에도(江戶)의 마음
1. "신념없는 행동만큼 세상일을 그르치게 하는 것은 없다. 요리토모는 무서운 신념으로 살았다. 그러므로 혈육 사이에서 불행한 문제가 잇따라 일어났지만 그가 연 막부는 160년 동안이나 지속되었고, 어쨌든 가마쿠라 무사의 유풍과 치적을 남겼다. 그런데 그뒤 일어난 아시카가 씨에게는 그게 없었다. 오직 천하를 손아귀에 넣는 일에만 급급한 나머지 인간의 욕심에 의지했다. 이익을 미끼로 낚으려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뒤 그 욕심 때문에 하극상의 난세를 스스로 초래하여 자리를 빼앗겨 유명무실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에야스는 엄격한 사람이다. 상은 내리지 않겠다. 그러나 능력있는 자에게는 능력을 뻗을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줄 것이다. 에도에 들어가거든 저마다 능력을 발휘해 보아라. 할 일은 얼마든지 있다. 모두들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날 새 영지는 256만 석에 이를 것이다."

인생승부
1. 일찍이 사람과 대결하여 져본 기억이 없는 히데요시였다. 강하면 부드럽게, 부드러우면 강하게, 노하면 웃고, 울면 위로해 반드시 상대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고 자부하는 히데여시였다.

구름과 용을 부르다.
1. "두쿠가와님이 정토로 가버리시면 정토로 갈 수 없는 백성들은 모두 도쿠가와님과 헤어져 지옥에 떨어져버릴 게 아닙니까? 그래서는 너무 몰인정하지 않을까요?"
"허, 참으로 묘한 말씀이시군. 그럼,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요?"
"신이 되십시오."
그 말투가 너무도 솔직하고 거침없었으므로 이에야스는 울컥 화가 치밀었다.
"그럼, 이번에는 내가 묻겠는데, 신과 부처는 어떻게 다르오?"
"신은 무한하게 백지로 창조를 되풀이할 것입니다. 결코 나 혼자 정토로 가서 구원받을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끈질기게, 아침에 나와 저녁에 저무는 태양같이 나날이 번성하도록 끊임없이 생성의 위업을 되풀이하지요. 어떤 사태, 어떤 비극이 일어나더라도 다음에 올 밝은 그 날을 위해 지상의 만물, 생성의 과업과 영위를 버리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말한 뒤 덴카이는 이에야스의 얼굴에 나타나는 반응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도쿠가와님이 3만 석, 5만 석짜리 작은 영주라면 모르되 지금의 신분으로 내 일신만의 극락행을 도모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래가지고는 정토에도 갈 수 없을걸요. 어떻습니까?"
"불교에는 여덟 종파가 있습니다. 신사(神社) 수도 무척 많지요. 그러나 그 일종(一宗) 일신(一神)에 구애되어 내 한 몸의 구원을 그런 곳에서 찾으려는 심정으로는, 커다란 포부를 펴볼 도리가 없을 거라는 말씀입니다. 이를테면 수많은 가신들 중에는 선을 선봉하는 사람, 정토종 신사, 니치렌 신자, 예수교 신자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 가운데 어떤 자와도 충돌하지 않고 저마다의 생성을 따뜻하게 돌봐줄 수 있는 풍요롭고 너그러운 마음을 간직하셔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다음에 부는 바람
1. 쓰루마쓰의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은 것은 히데요시 한 사람만이 아니고 기타노만도코로 또한 낙담 끝에 몸져누웠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낙심은 히데요시의 그것보다 아름다운 거라고 이에야스는 생각했다.

2. 한때는 슬하에서 기르다 도로 빼앗겨버리고 만, 요절한 쓰루마쓰를 위해 몸져누울 정도로 슬퍼한다는 것은 그녀의 애정이 얼마나 사사로움 없고 아름다운지 증명하고도 남았다.

출진

1. "오히려 10년 전에 이런 생각을 했어야 하는 것을......사람의 걸음걸이란 참으로 느려서......"


고뇌하는 다이코

1. 영원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본다면 인간의 일생이란 참으로 한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히데요시가 술회한 것처럼 오만도코로와 히로이는 이미 조그마한 차이로 엇갈려버리고 말았다. 그렇듯 만나기 어려운 한순간에 서로 만나는 인간들의 이상한 인연이 지금 히데요시를 사로잡고 있었다.


요시노 참배

1. 그대의 생각과 내 말 사이에는 간격이 있어.


파국

1. "나는 자신의 출세나 녹봉을 위해 일한 게 아니다. 나는 이에야스에게 반했어. 사나이는 말이야, 자신이 반한 사나이를 위해서는 이해를 떠나 일하는 법이거든."


2. "...참된 사나이란 샛별보다 귀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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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대하여 1


3년 전 어느 봄날, 아직 피지도 않은 들꽃을 손수 만든 꽃병에 담아 교실 안으로 들여온 아이가 있었다. 언제 죽을까 싶었던 그 가냘픈 꽃봉오리는, 놀랍게도 다음날 단 하루 만에 수수한 아름다움으로 만개했다. 


학원 사람들 누구나 길가에 핀 들꽃을 보긴 본다. 하지만, 자신이 보고 느낀 그 아름다움을 다른 누구와 나누는 것까지 하지는 못한다. 덧붙여, 미개(未開)한 꽃 너머 만개(滿開)한 꽃의 아름다움을 상상하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그 친구는 무료한 일상으로 점철된 잿빛 교실 안으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들여와, '모두에게 하나뿐인 스무 살의 봄이 우리에게도 분명 있었음'을 넌지시 알려주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 대학에 와서 똑같은 일을 한 사람을 보았다. 동아리에서 몇 번 안 본 사이라 제법 어색했지만, 설렌 마음으로 꽃을 좋아하는지 물었다. 그리고 단번에 아니란 답을 들었다. 꼭 물어보리라 벼르던 질문이 하나 더 있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날로부터 또 1년이 다 되어간다.


올해는 어떨까. 꽃 좋은 이를 만나는 일이 그리 어렵진 않을 것이다. 이따금 보이는 꽃집만큼 내 주변 어딘가에 반드시 있을 것이다. 다만 길가에 핀 민들레처럼 자연스레 만나 진심으로 묻고 싶다. 그리고 그랬을 때 돌아오는 답이 급히 지어낸 말이 아니라 적어도 언제 한 번쯤은 생각해봤던 답이길 빈다.



2월 15일 2018년

목요일 오전 0시

료마전을 보고, 손유린.



2018/02/18 - [수필] - 꽃에 대하여 2

2018/02/23 - [수필] - 꽃에 대하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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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방

화월선


동방에 앉아 누어 천장을 보니

네가 있고 내가 없어

외로움만 가득한데


이 넘치는 외로움에

이 따라 저 따라 걷노라면

시간이 더디게 가아.


캄캄한 이 긴 밤 속

일렁이는 저 별 하나

너에게 줄까.


못다 핀 꽃 한 송이

바닷노래 고이 타고

너에게 일까.


흰머리 송송 나 한애가 돼도

아름다운 우리달 껴안고

너에게 갈래.



5월 28일 2017년

일요일 오후 10시

베토벤 교향곡을 다 듣고,

화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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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선


끗은 끝이 아니다.

그래서 끗이다.


끗.



1월 29일 2018년

월요일 오전 12시 30분

화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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