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문
선물은 가장 소중한 것으로 한다.
가장 소중한 나의 그 무엇을 떠나보내는 슬픔보다
당신께 건넴으로서 되돌아오는 이 기쁨이
이 땅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적실만큼 지대하기에
나에게도 당신께도, 선물은 가장 소중한 것으로 한다.
가진 것 하나 없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나의 이름이며
나의 시, 수필, 그리고 편지 따위가 그 다음이다.
이 나의 선물, 모든 마음 다하여 당신께 보내니,
이름 모를 너의 그것.
내 그것에 준하는, 아니 어쩌면 더 값질지 모를 그것.
바라만 보아도 아름다운 그것. 함께 하자.
나의 눈물. 너의 웃음.
한 줌씩만 나눠 보태기만 하량이면
하해와도 같이 넓은 저 은혜
하루가 멀다 하고 채워지리라.
능히 우리는 그럴만하다.
하나의 꽃으로 서른 여덟가지의 향기로.
5월 14일 2015년
목요일 오전 8시 30분
가시지 않는 졸음을 무르며, 손유린
스승의 날 롤페이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쓴 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