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일 2016년


슬프다. 첫 마디부터 슬프다. 전혀 기쁘지 않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지금 하는 일에 확신이 들지 않는다. 나는 지금 이 일을 왜 하는 걸까. 어떤 바람이 들어 하는 걸까. 무얼 바라는 걸까. 어떻게 살고 싶은가. 뭐가 되고 싶은가. 나는 누구인가. 어떤 누가 될 것인가. 


이런 영혼 없는 한탄에 젖어 나는 내 할 일을 져버리고 이렇게 헛소리만 지껄이는구나. 슬프다. 슬퍼. 미련한 나 자신을 보고 한하노라. 줏대 없고 미련한 자식. 이런 자아비판으로 조금의 위안을 얻을 수 있을까 싶어 일기를 쓰는 것인가. 아니다. 이것은 일기가 아니다. 일기가 아니다. 일기가 아니다. 아무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헛소리일 뿐이며, 헛된 장난이고 잉크 낭비일 뿐.



4월 6일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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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늦게 답장 보낸다. 박상영 선생님께 네 안부 전해 드렸더니 바빠서 못 했을 거라고 한 번 다시 전화 달라고 하셨어. 

그리고 난 잔류다. 네 말 그대로 6월 모의평가 잘 못 봐서 절치부심하고 있어. 힘들진 않다. 작년에 너와 내가 함께 걷던 길이니까. 준호야 보고 싶다. 7월에 보자. 안녕.


6월 25일 2016년

토요일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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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석정


마지막으로 연락했을 때 독재한다고 들었는데, 한 달 정도가 지난 지금 잘하고 있니. 

내가 묻는 이 말이 네게 자부심이, 아니 적어도 최소한 자극이라도 되었으면 한다. 

사실, 이렇게 말하는 난 지금 잘못 하고 있어서 잔류한다.

하지만 어렵지 않다. 힘들진 않다. 매일 밤, 달 보며 네 생각한다.



6월 25일 2016년

토요일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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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


밥은 잘 먹고 다니냐. 비행기 표 예약 지금쯤이면 다 했겠지? 

너 가기 전에 반드시 한 번 봐야 하는데 내가 잔류다. 7월엔 나간다. 

그냥 지금 약속 잡자. 7월 25일 월요일 점심 기대한다. 웃으며 보자.



6월 25일 2016년

토요일,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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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내가 진다는 것은 누군가가 나로 인하여 이긴다는 것이다. 내가 못났다는 것은 누군가가 나로 인하여 잘났다는 것이다. 그 어떤 누구든, 내 손을 잡고 내 곁에 서기만 하면 키 크고 잘 생기고 똑똑하게 된다. 나는 그야말로 완벽한 킹메이커다. 나는 사람 보는 안목이 있다. 왕/여왕이 될 그릇, 아름다움을 품을 만한 그릇, 내게는 보인다. 나는 그들을 어둠 속에서 찾아내 별로 만들려 한다. 저 밤하늘 위 별들은 스스로 빛을 내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둠이 별을 비춘다고 생각한다. 어둠이 있어야 별이, 더 밝게 빛날 수 있으니까. 나는 그래서 비루한 어둠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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