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유린

형근이에게

화월선

지금 들려오는 이 노래는

먼 시간을 돌아올 너를 위한 행진곡.

눈 귀를 모두 막아야지만 들을 수 

있는 이 노래는

너라는 단 하나의 꽃을 위한

모두의 합창곡. 

언젠가 별이 내리는 하늘을 보며

가슴으로 들어야 비로소 들을 수 있는 이 노래는

너를 위한 마음의 연주. 

뜨거운 가슴으로 듣고  

눈물과 영혼으로서 새겨라.

모든 마음 다하여 너를 위해

부르는 가족, 친구와 네 영혼을.

2011년

제일 친한 친구인 형근이의 입대를 앞두고 만나 지은 즉흥 시

명규에게.

태산 같은 네 등짝에 기대어

일 년을 하루처럼 보내고

당차게 이루어지고 싶었다.

이런 내 가슴에 불씨 하나 지펴 놓고

어딜 가려 하느냐.

불편히 간다 하기에

목 놓아 불러 외칠 수 없는 내 처지에

눈물 고이 접어 담아 보낸다.

보낸다

이별의 인사.

받아라

약속의 불씨.

늘 하던 대로

조금만 더 진지하게

조금만 더 절박하게

꿈이라도 꾼다면 이루어져라.

하늘이 있다면 그 하늘이 도와

반드시 이루어져라.

3월 31일 2015년

화요일

이틀 만에 똥 싸며, 손유린

명규가 퇴소한다는 소리를 듣고 급하게 화장실에서 휘갈겨 쓴 편지. 생각나는 대로 쓴 거라 여기저기 짜깁기의 흔적이 남아있다.

너는 나비를 믿니

화월선

나비가 있었으면 좋겠어.

추녀가 미녀가 되고

범재가 수재가 되고

거지가 부자가 된대도

놀라지 않고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있었으면 좋겠어.

12월 13일 2015년

일요일 오전 12시 30분

대망 4권을 읽으며, 화월선.

너는 나비를 믿니?

나는 애벌레가 자라 나비가 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아. 

눈에 담기 불편한 벌레가 아름다운 나비가 된다니. 그 변화를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을 수 없어. 

내가 나비를 믿게 된다면, 그 이유는 바로 혜정이 덕분일 거야. 책상 위를 무대 삼아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노래 부르는 혜정이의 모습은 동화 속 공주님의 그것과 같이 아름다웠어. 그 이전의 혜정이를 벌레와 비교할 순 없지만, 마지막 날에 보았던 뮤지컬 속 혜정이는 나비같이 황홀하기만 했어. 

어제 늦게 잔 탓에 예정했던 시각인 9시보다 30분 늦은 9시 30분에 일어났다. 부랴부랴 씻고 할머니께서 지어주신 아침을 먹고 집을 나온 시간이 10시였다. 그리고 아빠 차를 타고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강남대성 기숙학원에 도착한 시각이 정각 12시였다. 오후 1시까지 입소해야 하지만 4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올 것 같아 혼잡을 우려해서 한 시간 일찍 왔다. 우리보다 먼저 온 몇 안 되는 가족들이 교직원의 안내에 따라 부지런히 이동하고 있었다. 나 또한 아버지와 함께 짐 검사를 받고 내가 11개월 동안 지낼 기숙사로 가 짐 정리를 했다. 내 방은 4인 1실이고 나 포함, 전원이 문과 계열이다. 선택과목을 제외하고 국어 영어 수학을 같이 공부하는 것이다.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기대된다.

12월 28일 2014년

일요일 오후 1시

강대기숙에서, 손유린

넉넉한 슬픔. 

11월 14일 2015년

토요일

강대기숙 퇴소하며, 손유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