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육하원칙

화월선


제가 누구를 사랑했냐고 묻지 마세요. 지금 이 자리에서 사랑 받고 있는 당신이니까요. 제가 당신을 언제부터 사랑했었냐고 묻지 마세요. 당신이 존재하는 순간부터 사랑했으니까요. 제가 당신을 어디서 사랑했냐고 묻지 마세요. 이 세상 어디에서나 사랑했으니까요. 제가 당신을 어떻게 사랑했냐고 묻지 마세요. 조건 없이 사랑하고 계산 없이 사랑했으니까요. 제가 당신을 왜 사랑했냐고 묻지 마세요. 사랑하는 이유를 아는 분은 오직 신밖에 없으니까요.


8월 2004년

손유린.



중학교 2학년 때 쓴 내 인생 첫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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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 #40

화월선


#31

사랑합니다당신을 너무나도 사랑합니다.


#32

우리는 지금 같은 곳을 보나요?


#33

오늘 흘린 눈물이 내일의 비가 되어 돌아올 거야.


#34

인연일  없다면우연으로라도 마주치길 바라야죠.


#35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세상  어떤 것도 

사랑을 대신할 수 없어서래.


#36

사랑 말도  되는 

  가지 이유로 당신을 사랑했어요.


#37

계산이 필요하지 않은 모험


#38

1년은 길고 인생은 짧다. 


#39

나의 영혼은 너의 것이다. 


#40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보다  중요하다.


12월 24일 2015년

목요일 오전 12시

짐 정리 하면서, 화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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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이에게.


쫑파티에서 직접 말하려 했는데 네가 못 오게 돼서 이렇게 전해. 3월 어느 날, 우리 반 조용히 만드는 내 서툰 방식이 자꾸 눈에 밟혔는지 너는 나에게 쪽지를 줬어. 그것은 누구에게도 받아본 적 없는, 그 자체만으로도 고마운 피드백이었고 나는 바로 고맙다 말하고 싶었지만, 그때 그 상황에선 할 수 없었어. 선생님께서 남녀대화 금지를 나에게 준엄히 요구하셨고, 고지식한 나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차마 그럴 엄두조차 내지 못했어. 고마워. 많이 늦었네. 그때 정말 고마웠어. 쫑파티에 왔었으면 좀 더 많은 얘길 나눌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 


내가 캐나다에서 매일 마시던 음료, Strawberry Frapuccino를 같이 보낼게. 즐겁게 대학 생활 하길 바라고 그럼 안녕. 


그때 그 사과문

www.July12.net/57


12월 22일 2015년

화요일 오후 11시

잠잘 준비를 하며,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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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현대 사회에서는 굳이 '나의'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이 다양한 대중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쏟아지는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과 오랫동안 대화할 수 있다. 오늘 아침에 고속도로 23중 추돌사고, 점심에 비리 의혹으로 얼룩진 인사청문회, 저녁에 연예인 K모 양 섹스 스캔들. 하루 24시간 종일 이야기 해도 다 못 할 정도로 정보량이 넘친다. 하지만 남는 건 없다. 누가 누구랑 사귀든 나랑 아무 상관 없다. 미국 드라마 Game of Thrones에서 Ygritte이 Jon에게 "It's you and me that matters to me and you."라 말한 것처럼, 내가 누구고 네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는 남는다. 너에게 그리고 나에게도, 서로의 서로에 대한 인식으로 분명히 기억된다.


통일은 대박이라 부르짖는 것보다

꿈이 뭐냐 물었을 때 욕을 입에 달고 살던 친구의

잠시 머뭇거리며 수줍게 '노무사'라 답하는

순수함을 난 더 사랑한다.


9월 어느날 2015년

강대기숙학원 인문P2에서,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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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폭


인간관계의 폭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내가 쓴 생각의 폭과 마찬가지로 내 식대로 표현하자면 인간관계의 폭은 '자기보다 상대적 약자를 얼마만큼 포용할 수 있는지'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에게 마음이 가고 똑똑하고 당찬 사람에게 눈이 간다. 하지만 추남 추녀에게 정을 주는 사람은 흔치 않고, 멍청하고 소심한 사람을 가까이하는 사람 또한 더더욱 없다. 


이렇게 누구나 다 강자를 좋아한다면, 인간관계의 폭은 결국 '자기보다 상대적 약자를 얼마만큼 포용할 수 있는지'로 결정되지 않을까. 그런데 강하고 약한 것은 상대적 개념이다. 우리는 모두, 다른 누군가에게 약자이며 동시에 강자다. 또한,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다. 우리는 어릴 때 약자였다가, 나이를 먹으면서 강자가 되고, 또 늙어서 다시 약자로 돌아간다. 그래서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기회가 되면 어학연수든 여행이든 뭐든 외국으로 꼭 나가보라 권한다. 문견을 넓힌다는 이점 외에도, 외국인으로서의 처절한 약자의 입장을 단 한 번이라도 체감해봤으면 좋겠다 싶어서다.


고등학교 1학년일 때 미국에서 처음 접한 게이 개그는 나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오늘과는 다르게 10년 전 그때 한국에서 게이 같은 성적 소수자는 그 누구에게도 존중받을 수 없는 정신병자 같은 존재였다. 나는 무서웠다.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조차 도 그냥 막연히 두렵고 불쾌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그네들을 아무 이유 없이 싫어하는 나 자신이 꺼림칙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용기를 내 하루종일 퀴어 영화만 찾아보았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 번도 게이여본 적이 없으므로 내가 그들을 100% 완전하게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위와 같이 노력한 덕분에 그들을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내 인간관계의 폭이 퀴어까지 넓어진 것이다.


흑인에 대해서도, 장애인에 대해서도, 그 다른 누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 진심으로 묻고 치열하게 노력한다.

나는 노력하는 사람이니까.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12월 22일 2015년

화요일 오후 5시 30분 

오남도서관에서,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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