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도 저렇게 아름다울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밥을 먹고 집을 나서 

이웃과 인사하며 산책하고 

언제나 그래 왔던 것처럼 

여유 있고 편안하게 

흔들의자에 누어 앉아 신문을 읽 

친구를 맞이하는 그런 아름다운 일상이

내게 오기를 소원한다.


6 17 2015 수요일 

7 14 2015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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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


안녕하세요. 손유린입니다.  이름을 말할 만큼은 누구보다 당당하고 싶어 열심히 살아왔는데 이렇게 목소리에 묻어나오는 부끄러움을 감출 없어 야속하네요.


여러분은 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매일 조용히 하라고 화내고 소리치고 명령하는 저에 대해 말이에요사실 대강은 알고 있어요. 저도 눈치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보면 느껴져요. ‘, 친구가 나를 불편하게 생각하는구나.’라고요심지어 누가 나를 싫어한다더라. 어떤 욕을 한다더라. 이런 얘기조차 귀에 들려옵니다. 듣고 싶어 듣는 게 아니라 그냥 여기저기서 알려줘요저도 그런 가지고 뭐라 해요. 해서도 안 되고요. 그게 당연한 아니까요. 대통령도 욕먹고 심지어 여기 선생님들도 먹는 마당에 제가  안 는다는 정말 말도 되는 일이니까요그리고 만큼이나 조언도 많이 받았어요. 제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그냥 하면서 윽박지르세요.’부터 하던 대로 해라 구체적인 문제 요인과 해결방안까지 묶어서 친구도 있어요너무 명령조로 하지 말고 청유 조로', ‘말로 하지 말고~” 정숙 분위기를 유도'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거나. 고맙단 말을 하지 못했는데, 거에요. 화나서 무시한 아니라 하고 싶었지만 하면 되니까. 해서는 되니까. 없으니 겁니다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친구는 문제 요인을 말투로 꼽았는데 여러분들이 말투를 권위적으로 받아들였나 봐요. 그러나 저는 권위주의를 혐오해요. 그리고 저는 나이 관념이 별로 없어요. 나이를 물어보는 모르겠어요. 억지로 서열 세우려고 물어보는 건가 싶어요저에게 있어서 아래 5살 차는 그냥 친구예요. 두 살 먹는다고 차이가 있을까요. 나이 많은 또라이도 많은데 말이죠실제로 저는 저보다 서너 살 어린 친구가 있어요. 3 많은 여자친구도 있고요. 여자 친구에겐 야라고 편히 불렀고남자 친구도 저를 편히 대해줬어요. 그렇다고 지내진 않았어요. 친구 사이라도 지켜야 예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킬 것은 지켜요 말투는 거기에서 나온듯해요. 하지만 이제 바꿔야겠죠.


제가 이렇게 나와 말씀드리는 것도 정말 그냥 단순히 관심받고 싶어서가 아니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관종 아닙니다. 아니에요하나하나 계획된 전략이었어요. 조용히 시키다 보면, 전체에 손유린에 대한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일 밖에 없는데 남지 친구들 같은 경우는 쉬는 시간에 가서미안해, 아까는 내가 심했어. 착한 내가 알고 모두가 아는데 내가 욱했어. 미안하다. 못난 네가 이해해줘라. 부탁한다.’ 하면 대부분 풀려요. 전부는 되겠지만. 그런데 여자 친구들에겐 그게  돼. 그리고 전체 한 명 한 명씩 토닥토닥 할 수도 없는 거고요. 그래서 눈치로 저에 대한 스트레스가 쌓였다 싶으면 기회 봐서, ‘나도 똑같은 수험생이고 우린 같은 목표를 지향한다. 미안하고 같이 으쌰으쌰 해보자.’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하려 했는데 아무래도 즉흥적으로 급하게 하다 보니까 중간에 실수도 하고 되려 오해가 생겨 역효과도 나서 많이 당황했었어요. 그리고 그때부터 교실에 들어오기 전에 매번 크게 내쉬고, 마음속으로 주문도 걸고, 각오 다시 한 번 새기고 들어왔어요. ‘오늘 하루도 무사히 버틸 있기를’이라고.


###[각주:1]저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여러분들 혹시 노인정이나 보육원 같은 곳에서 사회복지 봉사활동 꾸준히 사람 있어요아마 착한 사람일 거예요왜냐하면,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사람을 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강자 앞에서 비굴한 사람이 절대다수라면 약자에게 베푸는 사람 또한 절대 소수예요. 제가 얼마 동안 노인정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 말벗 해드리면서 자신에게 느낀 게 있는데요, 저는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착한 사람은 더더욱 아니에요. 저는 저 자신을  알아요. 그곳에서 말벗 해드리는 동안,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기쁨 느껴본 적이 없었어요 그리고 제가  갔느냐면, 사람에 대해 알고 싶었어요. 저는 사람을 믿지 않아요. 저 자신 빼고는. 가족 포함해서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하지만 저도 사람을 믿고 싶어요. 믿고 싶지만 믿을 없어서 끊임없이 의심해요. 라이어게임의 아키야마가 말한 것처럼 조건 없는 신뢰는 무책임한 것으로 생각하고, 굳센 신뢰 이전에는 반드시 철저한 의심이 선행된다고 믿어요. 그래서 사람에 대해 알고 싶어서 갔어요. 가서 제가 느꼈던 소회를 말씀드리자면,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똑같은 사람이었어요. 꿈이 있으시냐고 여쭈면 처음에는 무르시다가 할머니들은 자식 걱정 하시고, 할아버지들은비행기 타보고 싶다’, ‘금강산 가보고 싶다였는데 남녀를 막론하고 대부분 똑같이 하신 말씀이빨리 죽고 싶다였어요. 제가 느끼기로 농이 아니라 진짜였어요. 자식에게 해 끼치기 싫다는 이유로.


이제 끝내겠습니다. 205호인가 203호에서는 주번을 주번이라 부르지 않고 섬김이라 부르는 것 같더라고요. 처음에는 생활담임 선생님께서 아주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신 줄로만 알았는데 오늘이 와서야 비로소 참뜻을 깨달은 같아요반장이란 허울뿐인 이름 뒤에는 매일 주번이란 이름이 있다고 생각해요그리고 주번이란 섬김이란 이름처럼 하루 종일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서 고생해야 하는 것을 보면 반장 또한 '매일 섬김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앞으로는 화내고 소리치고 명령하는 분위기보다 섬기는 마음으로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40 전부가 저를 좋아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저는 40 전부를 사랑할 있고, 그럴 겁니다. 저는 그만한 능력이 있고 의지 또한 있으니까요.


3월 15일 2015년

일요일

모두의 앞에서, 손유린

  1. 검열삭제 돼서 말하지 못한 부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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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너를 싫어해

그런데 너도 사람을 똑같이 싫어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친구가 수 없을 거야.


사람이 너를 싫어한다고 해서 똑같이 사람을 싫어하지 마

언젠가 사람이 다시 너를 좋아할 있도록.

최소한, 같이 싫어하지는 .


10 13 2015

화요일 오후 4 10

자습준비를 하다가 나에게,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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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 모두가, 40 모두가 좋아할 없지만

나는 그들 모두를 이해할 있다

미워하고 싫어해도 감당할 있고 그래야만한다.

게이가 뭔지 모르고 막연히 꺼림칙하다면 하루 종일 게이 영화만 보기도,

흑인에 대해서도, 원주민에 대해서도, 다른 누구에 대해서도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 진심으로 묻고 

치열하게 이해하려 노력한다.

나는 노력하는 사람이니까사랑하는 사람이니까!


9 21 2015

월요일 오후 6

저녁을 앞두고,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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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치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만인으로부터 사랑받을 매력과

진심으로 그들과 더불어 살아갈

하늘같이 넓은 마음을

나는 갖고 있는가.


아니다.

아직은 아니다.

그리고 영원히 아닐 지도.

그럴 없을 지도.

또한, 내가 바라지 않을 지도.


3 31 2015

화요일 오후 6 30

상용로그를 공부하다가,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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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훈 선생님께


달이 차면 기울듯

또한 만개하는 순간부터

시들어 갑니다.


우린 아직 피지 않았습니다.

내일 다시 피어오르기 위하여

마음을 하여 흩날리는 꽃잎처럼 

까지 함께 갑시다.


내가 그대에게

그대가 나에게

잊혀지지 않을 하나의

넋으로 기억될

우리를 위하여.


5 14 2015

목요일 오후 8

수열의 극한을 풀다가,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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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수 선생님께.


되돌아보면

대부분 필요할 때만 선생님을 찾았습니다.

인사말조차 없이

바로 부탁 먼저 여쭙던 적도 더러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인사드릴 역시

선생님의 안녕 진심으로 바란 또한

드물었습니다.


늦게나마. 진심으로 소원합니다.

건강, 그리고 사랑.

이미 이루신 것은 더욱.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은

남은 해에, 늦었다면 이듬해엔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5 15 2015

금요일 오전 10 

스승의 날에,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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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문


선물은 가장 소중한 것으로 한다.

가장 소중한 나의 무엇을 떠나보내는 슬픔보다

당신께 건넴으로서 되돌아오는  기쁨이

땅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적실만큼 지대하기에

나에게도 당신께도, 선물은 가장 소중한 것으로 한다.


가진 하나 없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나의 이름이며

나의 , 수필, 그리고 편지 따위가 다음이다.

나의 선물, 모든 마음 다하여 당신께 보내니,

이름 모를 너의 그것.

그것에 준하는, 아니 어쩌면 값질지 모를 그것.

바라만 보아도 아름다운 그것. 함께 하.


나의 눈물. 너의 웃음.

줌씩만 나눠 보태기만 하량이면

하해와도 같이 넓은 은혜

하루가 멀다 하고 채워지리라.

능히 우리는 그럴만하다.

하나의 꽃으로 서른 여덟가지의 향기로.


5 14 2015

목요일 오전 8 30

가시지 않는 졸음을 무르며, 손유린



스승의 날 롤페이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쓴 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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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어버이께.


천리도 타향인 이곳에서 설을 쇤지

벌써 여러 달이 지났습니다.

당신께서 담아주신 떡국과 봄나물을 먹고나서야 비로소

겨우내 오지 않던 봄이

몰래 왔음을 알았습니다.

수릿날 절편도 삼복날 더위도

높은 가을 하늘 아래 장엄한 저녁노을도

당신의 손길을 거쳐 제게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가고

날이 오면,

하루, 절대 오지 않을 같았던

날이 오면

저는 하해와 같은 어버이의 품을 떠나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는 멀리 이루어지며

하나의 아들과 딸이

하나의 어버이를 것입니다.

어머니, 아들 왔어요!’

잘생긴 아들이 왔어요!’


5 8 2015

금요일 오후 12 30

강대기숙 식당
어버이의
만수무강을 소원하며,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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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勇氣)

화월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몸을 던져 희생하는 것만이 용기가 아니다

네 마음속 태풍을 잠재우는 것 또한 위대한 용기다


12월 8일 2015년

화요일 오후 9시

권세훈 선생님을 뵙고

옛 연습장을 들춰보며, 화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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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서: 일장

유치환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의 허적(虛寂)에

오직 알라의 신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


그 열렬한 고독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에 회한(悔恨)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그 날이 오면

심훈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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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유문(春香遺文)

서정주


안녕히 계세요.

도련님.


지난 오월 단옷날, 처음 만나던 날

우리 둘이서, 그늘 밑에 서있던

그 무성하고 푸르던 나무같이

늘 안녕히 안녕히 계세요.


저승이 어딘지는 똑똑히 모르지만,

춘향의 사랑보단 오히려 더 먼

딴 나라는 아마 아닐 것입니다.


천 길 땅 밑을 검은 물로 흐르거나

도솔천의 하늘을 구름으로 날더라도

그건 결국 도련님 곁 아니에요?


더구나 그 구름이 소나기가 되어 퍼부을 때

춘향은 틀림없이 거기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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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6일 2014년

화월선


나는 너희를 통해 나 자신과 세상을 바로 보게 된다. 

내가 지금까지 느끼고 생각해온 모든 것들을 너희에게 비춰봄으로써

내가 어디에 있고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알게 된다. 

고로, 너희는 내 자화상임에 동시에

이 넓은 세상을 헤쳐나감에 필요한 등대이기도 하다.


2월 26일 2014년

수요일 오후 7시

송슬아 이용구 이로빈에게, 화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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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일 2014년

화월선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니

모든게 꿈만 같고 아련해지네. 


그만큼 행복했기에 

벌써 추억이 된것이겠지.  


추억으로서 돌아보니 

이만큼 또 슬퍼지고,


내일 다시 생각하면

또 웃기도 울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난 좋아.

고마워 얘들아. 


2월 2일 2014년

일요일 오후 11시

오남리에서, 화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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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게.


아무 일 없이 편지를 잘 받았다니 다행이다.

그 소식을 기다렸던 지난 열흘은, 기다림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그것은 여느 기다림과 달리 매우 특별한 것이었는데, 특히 우체국에서 편지를 부치고 난 뒤의 그 느낌은 활시위를 막 떠나는 화살을 보는 것 같이 아쉬움만이 가득하였다. 그리고 나서 바로, 너로부터 들려올 좋은 소식이 기대돼 내 마음은 이내 '기다림'으로 다시 채워졌다. 마치 내일 소풍 가는 초등학생 때로 돌아간 듯이, 그날 밤은 오랫동안 내 마음을 설레게 해주었다.


5월 20일 2013년

월요일 오전 3시 40분

부러진 화살을 보고,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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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


지난 10월 28일에 지나간 세월 탓에 느려지고 액정이 깨져 언제나 나에게 불편함을 주던 핸드폰을 뒤로하고 새 아이폰을 가지고 대리점을 나올 때는 왜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언제와도 같이 무료했던 세상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화사하고 신비로워 보였다. 집으로 돌아와 연락을 더 이상 주고받지 않는 사람들의 전화번호들을 정리하는데, 남은 사람들이 얼마 없다는 것을 본 순간, 아이폰을 손에 처음 쥐었을 때 느꼈던 청아함은 저 멀리 날아가고, 오직 공허만이 내 가슴에 남아 쓸쓸함이 가득하였다.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을 그 공허를 오랫동안 가슴 깊이 새기고,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 하나하나를 천천히 다시 보았는데, 그들 대부분이 나와 피로 맺어져, 죽을 때까지, 혹은 죽어서도 서로 안부를 묻고 지낼 친척들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에게 친척이 아닌 친구는 거의 없다고 해야겠다.


너는 그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분명히 나의 친구로서, 텅 빈 내 가슴을 환하게 밝히는 등불로서 존재한다. 나는 그 어떤 영화나 책을 읽더라도, '친구'라는 단어를 듣거나 보게 된다면, 반드시 너를 내 가슴에 담아둘 것이다. 그러하기에 지금 너에게 이 편지를 쓰는 것이며, 너 또한 그러하기에 이 편지를 읽고 있는 것이다.


친구여, 나에게도 네 가슴 속 빈자리 하나 내어다오.

너 좋을 때 멀리서 웃음 한 줌 보탤 수 있게

너 힘들 다가가 내 작은 품 내어줄 수 있게

네 가슴 속 빈자리 하나 내어다오.

누구보다 자신 있고 당당하게

나 그 한 자리, 해낼 수 있소.


11월 3일 2013년

일요일 오후 4시

여행을 준비하며,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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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죽은 사랑을 싣고

화월선


나 오늘 하루 속 편히 보낼 수 있었던 까닭은

그대가 밤을 지새우며 정성 들여 끓여준

호박죽 한 그릇 때문이리라.


그대가 나를 생각함에

한 점의 망설임도 없었듯

나 또한 이 마음을 전함에 있어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었다 고백하노라.


꽃 같은그대의 고운 얼굴과 마음씨,

고이고이 간직하길 바라고

바라며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바라며

내 마음을 담아 보내노라.



남몰래 호박죽을 챙겨 준 영양사 누나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쓴 편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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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서시(序詩)

화월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 해결이 될까.

하지만 시간을 되돌리지는 못한다.

그래도 어찌어찌하여

우리들의 세상에 조금이라도

남아있을지도 모를 기적이 일어나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 해도,

나는 내가 지금 바라는 대로

행복해 질 자신이 없다.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와 같이

로마의 영웅들을 존경하고

서태지의 음악을 좋아하며

단 하나의 사랑에 목메 사는

손유린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렇다 하더라도,

내 마음은 아직도 간절히

이제는 이미 '추억'이 되어버린

그때로 돌아가길 원하나 보다.

이제서야 나는

그때의 그리움을 사랑하고

그때의 슬픔마저 추억으로

간직할 준비가 된 것이겠지.


자, 지금부터 나는 기적을 만나러 가겠다.



내 미래의 유서 혹은 죽음이 임박했을 황혼기에

마지막으로 쓸 수필의 서시. 고1 무렵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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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표(出師表)


내 꿈은 세계정복이다.

벌써부터 불가능하다고 단정 짓지 마라.

그렇다고 또 불가능하게 '보인다'고도 하지 마라.

그렇게 가능성만을 운운하다가는

이만한 가치가 있는 꿈을 죽을 때까지

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

나는 너희와 다르게 이만한 꿈을 품었다.

그리고 누가 뭐래도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이 세계를 제패해

너희를 포함한 전 세계 모든 사람을 놀라게 할 것이다.

그리고 몇 년 뒤에 세계의 패권을 잡았던 나도

지는 태양이 되어 왕좌에서 내려올 것이다.

그리고 그때 나는 몇십 년 전에 내가 했던 맹세를,

몇십 번을 실패해도 이것 하나만큼은

죽어도 지키겠다는 이 꿈의 맹세를,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고 다시 되뇌겠지.


"나 손유린은 지금 이 순간부터

돈에 대한 열정과 꿈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을

내 인생을 걸고 맹세합니다."


1월 16일 2008년

수요일 오후 7시



고1, 사업을 천직으로 삼고 비장한 각오로 첫 사업에 임하며 쓴 출사표.

공자가 15세에 학문에 뜻을 둔 것을 본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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