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인P2 쫑파티 공지


일시: 12월 19일(토) 오후 4시

장소: 강남역 강남갈매기

회비: 1차(2만원), 2차는 별도

준비물: 민증


참가자: 송병수T, 민정, 창건, 석정, 덕우, 예준, 유미, 유린, 마루, 준호, 호진, 시완, 명규, 주영


손유린: 010-8684-0712


네이버 지도

http://me2.do/5toEojwp



고등학생때 만들어서
2005년 ~ 2010년

동안 사용한 나만의 바탕화면.


시계방향으로

천사의 날개, 하이바라 아이(코난), 초콜릿, 임요환, PX200(젠하이져), 

서태지, 하이바라 아이(코난), 은행나뭇잎, 인형, 인형, 빼빼로, 카페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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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세 살

화월선


너를 사랑하는 스물 세가지  중에

 분명  하나 위를 걸어

너에게 조금씩 이르고 있기를


12월 18일 2015년

금요일 오후 8시 

대망 6권을 읽다가, 화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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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아에게.


지금 편지를 읽고 있을 너의 표정이 짐작이 간다. 전화도 뜻밖인데 난데없는 편지는 오죽할까. 이제는 그만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고 오래된 벗의 편지를 읽어도 좋다. 


나의 기억 속의 너는 참, 깊은 친구였다. 처음에는 그저 만사에 냉소적이고 부정적인 친구인 줄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내가 밤늦게 집에 가다가 심심해서 너에게 전화를 걸고 마디로 '여보세요' 아닌 '모시모시' 적이 있었는데, 네가 불같이 화를 내더라. , 다른 우리 나이 또래들은 장난이고 농담이라 치부할 그런 잘못에 분개하는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우리 또래 중에 이런 깨어있는 생각을 하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면서 반대로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이후로 나는 사소한 말도 함부로 하지 않게 되었고 글을 때도 단어 글자 글자 신중히 선택해 적는다. 이렇게,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발전의 계기를 너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너는 우리 중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 주변 환경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속속들이 꿰차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나에게 이런 교훈을 친구가 너라는 사실은 새삼 당연하게 느껴지고, 그러하기에 나는 지금의 네가 무척 궁금하다. 지금 어떤 것에 관심을 두고, 무슨 책들을 읽는지. 또한, 앞으로 네가 꿈꾸는 일은 무슨 일인지 말이다. 본래 나는 다른 사람들의 사생활에 굉장히 무심한 편이고 친구에 대해서라 할지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지마는, 기억 속의 모습을 생각하면 궁금증을 참을 없기에 이런 식이라도 실례를 범해 물어보고자 한다. 


편지를 쓰기 시작할 때만 해도 서두만큼이나 즐겁고 정겹게 쓰려 했는데 처음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문체와 내용이 딱딱해진 점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그런대로 진심은 담긴 같아 다행이고, 너는 좀체 웃지를 않았는데, 지금 편지를 읽고 있는 오늘을 기념하여 하루에 번씩 거울을 보며 바보처럼 웃는 연습을 하도록 하자.


5 2 2013

목요일 오후 5 30

저녁을 기다리며.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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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50

화월선


#41

부담될까 하지 못한 ,

회답을 핑계 삼아 고마움도

같이 엷게 얹어 보낸다.


#42

처음부터 끝까지 사실 하나 없는  생각이야

노파심이야 걱정해서야

널 믿기 때문에 하는 소리야.


#43

절로 흐르는 눈물을 애써 거두지 말라. 

#44

세상에서 가장 슬픈 서로소. 1을 통해서가 아니면 만날 수 없다.

#45

1은 신이다. 서로소인 나와 너와의 사랑은 오직 신만이 아신다.

#46

그 어떤 기억에도 시간이란 이름의 절댓값을 씌우면 추억이 된다.

#47

연꽃이란, 갖고 싶어도 함부로 손댈 수 없는 아름다움.

#48

제왕의 벌레, 나비.


#49

괘념치 마오.


#50

무한의 선율.



12 24 2015

목요일 오전 1

10 글들을 정리하며, 화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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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육하원칙

화월선


제가 누구를 사랑했냐고 묻지 마세요. 지금 이 자리에서 사랑 받고 있는 당신이니까요. 제가 당신을 언제부터 사랑했었냐고 묻지 마세요. 당신이 존재하는 순간부터 사랑했으니까요. 제가 당신을 어디서 사랑했냐고 묻지 마세요. 이 세상 어디에서나 사랑했으니까요. 제가 당신을 어떻게 사랑했냐고 묻지 마세요. 조건 없이 사랑하고 계산 없이 사랑했으니까요. 제가 당신을 왜 사랑했냐고 묻지 마세요. 사랑하는 이유를 아는 분은 오직 신밖에 없으니까요.


8월 2004년

손유린.



중학교 2학년 때 쓴 내 인생 첫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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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 #40

화월선


#31

사랑합니다당신을 너무나도 사랑합니다.


#32

우리는 지금 같은 곳을 보나요?


#33

오늘 흘린 눈물이 내일의 비가 되어 돌아올 거야.


#34

인연일  없다면우연으로라도 마주치길 바라야죠.


#35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세상  어떤 것도 

사랑을 대신할 수 없어서래.


#36

사랑 말도  되는 

  가지 이유로 당신을 사랑했어요.


#37

계산이 필요하지 않은 모험


#38

1년은 길고 인생은 짧다. 


#39

나의 영혼은 너의 것이다. 


#40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보다  중요하다.


12월 24일 2015년

목요일 오전 12시

짐 정리 하면서, 화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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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이에게.


쫑파티에서 직접 말하려 했는데 네가 못 오게 돼서 이렇게 전해. 3월 어느 날, 우리 반 조용히 만드는 내 서툰 방식이 자꾸 눈에 밟혔는지 너는 나에게 쪽지를 줬어. 그것은 누구에게도 받아본 적 없는, 그 자체만으로도 고마운 피드백이었고 나는 바로 고맙다 말하고 싶었지만, 그때 그 상황에선 할 수 없었어. 선생님께서 남녀대화 금지를 나에게 준엄히 요구하셨고, 고지식한 나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차마 그럴 엄두조차 내지 못했어. 고마워. 많이 늦었네. 그때 정말 고마웠어. 쫑파티에 왔었으면 좀 더 많은 얘길 나눌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 


내가 캐나다에서 매일 마시던 음료, Strawberry Frapuccino를 같이 보낼게. 즐겁게 대학 생활 하길 바라고 그럼 안녕. 


그때 그 사과문

www.July12.net/57


12월 22일 2015년

화요일 오후 11시

잠잘 준비를 하며,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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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현대 사회에서는 굳이 '나의'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이 다양한 대중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쏟아지는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과 오랫동안 대화할 수 있다. 오늘 아침에 고속도로 23중 추돌사고, 점심에 비리 의혹으로 얼룩진 인사청문회, 저녁에 연예인 K모 양 섹스 스캔들. 하루 24시간 종일 이야기 해도 다 못 할 정도로 정보량이 넘친다. 하지만 남는 건 없다. 누가 누구랑 사귀든 나랑 아무 상관 없다. 미국 드라마 Game of Thrones에서 Ygritte이 Jon에게 "It's you and me that matters to me and you."라 말한 것처럼, 내가 누구고 네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는 남는다. 너에게 그리고 나에게도, 서로의 서로에 대한 인식으로 분명히 기억된다.


통일은 대박이라 부르짖는 것보다

꿈이 뭐냐 물었을 때 욕을 입에 달고 살던 친구의

잠시 머뭇거리며 수줍게 '노무사'라 답하는

순수함을 난 더 사랑한다.


9월 어느날 2015년

강대기숙학원 인문P2에서,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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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폭


인간관계의 폭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내가 쓴 생각의 폭과 마찬가지로 내 식대로 표현하자면 인간관계의 폭은 '자기보다 상대적 약자를 얼마만큼 포용할 수 있는지'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에게 마음이 가고 똑똑하고 당찬 사람에게 눈이 간다. 하지만 추남 추녀에게 정을 주는 사람은 흔치 않고, 멍청하고 소심한 사람을 가까이하는 사람 또한 더더욱 없다. 


이렇게 누구나 다 강자를 좋아한다면, 인간관계의 폭은 결국 '자기보다 상대적 약자를 얼마만큼 포용할 수 있는지'로 결정되지 않을까. 그런데 강하고 약한 것은 상대적 개념이다. 우리는 모두, 다른 누군가에게 약자이며 동시에 강자다. 또한,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다. 우리는 어릴 때 약자였다가, 나이를 먹으면서 강자가 되고, 또 늙어서 다시 약자로 돌아간다. 그래서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기회가 되면 어학연수든 여행이든 뭐든 외국으로 꼭 나가보라 권한다. 문견을 넓힌다는 이점 외에도, 외국인으로서의 처절한 약자의 입장을 단 한 번이라도 체감해봤으면 좋겠다 싶어서다.


고등학교 1학년일 때 미국에서 처음 접한 게이 개그는 나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오늘과는 다르게 10년 전 그때 한국에서 게이 같은 성적 소수자는 그 누구에게도 존중받을 수 없는 정신병자 같은 존재였다. 나는 무서웠다.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조차 도 그냥 막연히 두렵고 불쾌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그네들을 아무 이유 없이 싫어하는 나 자신이 꺼림칙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용기를 내 하루종일 퀴어 영화만 찾아보았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 번도 게이여본 적이 없으므로 내가 그들을 100% 완전하게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위와 같이 노력한 덕분에 그들을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내 인간관계의 폭이 퀴어까지 넓어진 것이다.


흑인에 대해서도, 장애인에 대해서도, 그 다른 누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 진심으로 묻고 치열하게 노력한다.

나는 노력하는 사람이니까.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12월 22일 2015년

화요일 오후 5시 30분 

오남도서관에서,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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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에게.


안녕 민지야. 잘 지내니. 네가 걱정해주던 쫑파티는 무사히 잘 끝났어. 너도 지영이도 왔었으면 더 재밌었을 텐데, 아쉽네. 아쉬워. 나는 지금 12월 27일에 학원 다시 들어갈 준비 하고 있어. 마음의 준비. 끝내 네 글을 못 읽고 들어가는구나. 하하…. 작년 이맘때엔 별생각 없이 학원 들어갔었는데 올해는 좀 다르네. 재수라 그런가 힘들어. 더욱더 다부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것 같네.


이렇게 작년의 각오를 되새기면서 인간관계 정리도 같이하고 있어. 그러니까 이 편지 또한 쓰고 있지. 청주에서 고마웠어. 간단한 식사 한 끼라 치부하기엔 내가 깨달은 것들이 너무 값져서 쉽게 넘길 수 없네. 기억하니? 2인용 간이 책상을 이용한 유연한 사무실 공간 활용법. 내 미래의 사무실에 큰 도움이 될 거야. 고마워. 그리고 덧붙여, 네가 쫑파티에 못 온다고 내게 말할 때 미안하다고 열 번은 말했잖아. 오히려 내가 네 덕 봤는데 네가 계속 그렇게 말하니 더 미안하더라. 늦었지만 네 값진 선물에 대한 부족한 답례, 이 편지에 얹어 보낼게. 우리 다시 보기 힘든 사이니 부담 없이 받을 수 있겠지? 즐겁게 대학 생활 잘하길 바라고 그럼 안녕. 


12월 22일 2015년

화요일 오후 11시 30분

잠잘 준비를 하며,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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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대하여


회색 잿빛 건물에 둘러싸여 매일 같이 컴퓨터에 시름 하느라 잊고 있지만, 잠깐만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면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린다. 더 창문 가까이 다가서면 안 보이던 나뭇가지 위 새싹이, 봄바람에 꽃내음이, 재잘대는 새소리가 들린다. 자연은 늘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한다. 다만, 저마다 바쁘다는 갖가지의 핑계로 잠시 잊혀진 것뿐이다. 


계절은 분명 네 개뿐이지만 따로 묻거나 찾지 않아도 절로 오는 탓인지, 평소에도 관심을 두는 사람은 흔치 않다. 올해 가을 어느 날, 학원 급식으로 어묵탕이 나왔던 적이 있었는데 석정이는 그것을 보고 좋아하더라. 내가 아는 석정이는 해산물을 싫어해서 왜 어묵탕을 좋아하는지 물었고 석정이는 아래와 같이 답했다.

"뭐,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니고요. 그냥… 어묵을 보니 겨울이 온 것만 같잖아요. 하하…."

대부분 아무 생각 없이 어묵을 떠먹을 때, 석정이는 그 속에서 겨울을 본 것이다. 이런 하나하나의 소소한 즐거움이 쌓여 행복이 되지 않을까 싶다. 또 하나, 올해 어느 봄날, 아직 피지도 않은 들꽃을 손수 만든 꽃병에 담아 교실 안으로 들여온 아이가 있었다. 언제 죽을까 싶었던 그 가냘픈 꽃봉오리는 놀랍게도, 다음날 단 하루 만에 수수한 아름다움으로 만개했다. 학원 사람들 누구나 다 눈이 달려있으니 길가에 핀 들꽃을 보긴 본다. 하지만 자신이 보고 느낀 그 아름다움을 다른 누구와 나누는 것까지 하지는 못한다. 덧붙여, 미개(未開)한 꽃을 보면서 동시에 만개(滿開)한 꽃의 아름다움까지 상상하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그 친구는 무료한 일상으로 점철된 빛 교실 안으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들여와, '모두에게 하나뿐인 스무 살의 봄이 우리에게도 분명 있었음'을 넌지시 알려주었다.


'시간은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말이 있다. 계절도 자연도 마찬가지다. 밤하늘 위 저 달이 나에게만 아름다울까. 아니다. 아마도 아닐 것이다. 오늘 처음 출근하는 슬아에게도, 조선 제이 장도 장인인 남중이에게도, 대학에 합격해 좋아하는 준호에게도 여지없이 저 달은 아름다울 것이다. 


자연을 향유한다는 것은 

정치, 경제, 역사, 문화, 종교, 지리, 예술을 막론하고 80억 전 인류와 나눌 공감대가 있다는 것.

과거 현재 미래를 막론하고 최고(古)이며 최고(高)인 취미를 갖는다는 것.

그리고 이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목숨이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누릴 수 있다는 것.

이 아닐까 한다.


12월 21일 2015년

월요일 오후 9시

27일 강대기숙 입소를 준비하며, 손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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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문현답(愚問賢答)


나는 자주 엉뚱한 질문을 던진다. 

아마도 철학을 전공하신 아버지 영향이 무척 컸으리라.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보지 않고 그 이면의 무언가를 더 깊이 살펴보는 것. 

내가 아버지에게 배운 것 중 하나다.


사람들은 그런 나를 두고 맹하다고 한다. 

개의치 않는다. 우문을 해야 현자를 만날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현문을 하고 현답을 들으면 좋겠지만, 나는 멍청해서 그럴 수 없다.


나는 그렇게 내 길을 간다.

나는 어제보다 오늘 하루 더 멍청해지고 멍청해져서 현자를 만나고

그렇게 우주 끝까지 계속 멍청해져서 

이 세상 모든 현자들의 손을 잡고 인민에게 내려와


모든 별들의 어둠으로서

모든 풀꽃의 거름으로서

만인의 달빛과 함께하리라.[각주:1]


12월 21일 2015년

월요일 오후 8시

할머니께서 주신 귤을 까먹으며, 손유린.

  1. 추월지기 http://july12.net/6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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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담화


뒷담화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 대해 말할 때는 항상 '대상'에게 좋거나 중립적인 이야기만 하려 노력한다. 왜냐하면, 뒷담화는 대상에게, 상대방에게, 그리고 나에게도 결코 올곧지 못한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재한 대상을 두고 뒷담화할 때, 대상은 그 자리에 없으니 당연히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사실만 말한다 할지라도 그 대상에게는 변명은 물론이거니와 사과할 기회조차 허락되지 않는 것이다. 사실이 아닌 의견을 말한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사실확인조차 없었던 대상에 대한 뒷말들이 뜬소문으로 드러난다면, 그동안 피해 주고 상처 받은 것들에 대한 보상과 처벌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우리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중에는 내가 직접 만난 사람도 있을 것이며, 다른 사람의 소개를 받아 만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을 소개받는 경우, 소개자의 설명이 중요하다. 그 사람에 대한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로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낙타와 펭귄이 나의 소개로 만나게 된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셋이 모이기 전에 내가 낙타에게 펭귄의 칭찬을 하고 펭귄에게는 낙타의 험담을 한다면 그 둘의 관계는 안 봐도 뻔하지 않을까. 소개자인 나의 개입으로 서로가 서로에 대한 선입견이 심어져서, 만나기 이전부터 낙타는 펭귄에게 호감을 느끼고, 펭귄은 낙타에게 비호감을 갖지 않을까. 아무 선입견 없이 만났다면 그 둘의 관계는 어찌 될지 모를 텐데 말이다. 그러므로 상대방과 대상 간의 어찌 될지 모를 미래의 관계를 위해 함부로 뒷담화하지 않는다.






내 지난 짧은 인생을 돌이켜보면, 듣기 좋은 험담은 없었던 것 같다. 그때 당장의 값싼 희열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 발만 뒤로 물러서서 다시 생각해 보면, 내가 들은 그 모든 뒷담화들이 전부 허망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대게 다른 사람의 흠을 말할 때, 혹시나 자신도 그런 흠을 가졌는지 잠시 나 자신을 돌이켜보게 된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같은 비판을 피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한다. 


다른 사람 뒤에서 몰래 험담하는 사람은 결코 좋게 보이지 않는다.


ㅏㅏㅏㅏㅏㅏㅏ

쓰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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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노형근


언젠가 이런날이 올거라 생각했음에

슬픔을 머금으며 웃으며 보냅니다


떠나는 그대모습 내눈에 선명했기에

사라진 그대자리 내눈엔 보입니다


내눈물 닦아주던 그대를 보고싶음에

오늘도 그곳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반드시 돌아온단 약속을 믿고있기에

돌아올 그대모습 선명히 보입니다


언젠가 이런날이 올거라 생각했음에

슬픔을 머금으며 웃으며 보냅니다



3월 31일 2014년

월요일


#21 ~ #30

화월선


#21

  없이 부딪히며 

 안부를 물어오는 빗소리는 

님을 두고 하는 말일 테죠.


#22

과거의 고삐는 놓아라.


#23

만남은 헤어짐의 시작이므로


#24

떨어지는 저녁놀보다

타오르는 새벽의 해를


#25

사랑은 또한 언제나 위대한 전략


#26

도망가지 않는다.

여기에 남는다


#27

달을  본 지 오래됐다

시간은 늘었어도 여유는 오히려 줄었구나


#28

산뜻한 봄바람, 주렁주렁  익은 여름 과일

노을같이 붉게 타오르는 가을 단풍

그리고 쓸쓸함 위에 포근함이 얹힌 

겨울나무  설경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29

가지 마라 붙잡고도 싶어.


#30

 이상  시선에 내가 부끄럽지 아니하길.


12월 20일 2015년

일요일 오후 10시

2015 인P2 쫑파티를 보내고, 화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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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20

화월선


#11

수학적 재능은 없는  같지만, 

수학을 좋아하는 재능은 있다.


#12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그랑이 평생을 거쳐 소설 쓰는데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던  마지막 순간까지 

 하나의 문장만 작문한다.

그가 사랑했던  하나의 여인을 위하여.


#13

자음 19개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ㅃㅉㄸㄲㅆ

모음 11개

ㅏㅓㅗㅜㅣㅡㅑㅕㅕㅠㅒㅖㅚㅟㅝㅘㅢㅓㅔㅐㅙㅞ

 40


#14

꿈이라도 꾼다면 들어주소서.


#15

바라만 보아도 아름다운  날에

 하나 가슴에 담지 못해

 얼마나 처량하냐.


#16

잊혀지지 않을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17

 마음이 바람에 흘러 흘러

그대 마음에 닿아 하나 되어 흐르면


#18

 예쁜 마음에  조금꽃잎 하나 띄워놓고

달빛 한가득 품에 안을 그릇이 되기를.


#19

가진  하나 없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나의 이름이고

다음이  수필그리고 편지 따위가 그 다음이다.

그런 가장 소중한 것들을 너에게 주노니

 또한 나에게 아끼는 존재가 되어라.


#20

비극의 심연 속으로



12월 20일 2015년

일요일 오후 10시

2015 인P2 쫑파티를 보내고, 화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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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10

화월선


#1

 어떤 것이라도 글로 쓰이기라도 한다면

일기조차도 만인이 읽을 것이라 염두하고 적는다.


#2

곡우입니다꽃이 내려 비가 피어납니다.

 마음에 불씨 하나 심어 놓고

그대 마음에 꽃씨 하나 변변치 않다면

당신이   씨앗은 무어란 말입니까.

#3

꽃은 만개하는 순간부터 시들어간다.


#4

꿈은 나에게 온다.


#5

 눈물은 아래 흐르지만

의지는 하늘로 솓는다.


#6

내일 다시 피기 위해

오늘 당장 제  하나 던져

황홀의 절경을  세상에 수놓는다.


#7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꽃은 없다.

 길에  조차 

 눈길에 밟히기라도 한다면 

없이 소중하다.


#8

누구보다 먼저 봄이 왔음을 마음으로 느끼고

꽃이 피었음을 제일 빨리 알아챌  있는 나이고 싶다.


#9

지금 흘린 눈물이  겨울에 눈이 되어 내린다.


#10

무지로 이해할까 부덕으로 이해할까

무지하면 부덕한가 부덕하면 무지한가



12월 20일 2015년

일요일 오후 10시

2015 인P2 쫑파티를 보내고, 화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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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일 토요일 휴가 둘째 날에 심었던 코스모스에 꽃이 피었다. 

66일 만에 피었다. 분홍 코스모스 꽃. 예쁘다.


7월 1일 2015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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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오늘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해주고 싶었다.

그런 오늘이, 이젠 더 이상 없다.


4 2 2015 

목요일



허리가 아파 쓰러진 날이다. 야간 자습 도중에 너무 아파 남들보다 일찍 기숙사에 들어가 자려 했지만, 의자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일어나려고 할 때마다 요통이 심해 애들 도움을 받고 겨우 끌려 나올 수 있었다.

한창 공부해야 할 그 시간에 누워만 있어야 하니 죽고 싶었다. 

계속 울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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